[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 김승우가 멜로 영화로 극장가를 찾았다. 중년의 사랑은 맞지만, 평범한 사랑은 아니다. 20대엔 연인이었던 40대의 남녀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재회한 뒤 다시 여행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두 번째 스물’.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승우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에 ‘두 번째 스물’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안 한다고 했었어요. 공감이 안 된다고요. 근데 그러고 난 뒤에 다시 하겠다고 했죠. 그땐 당연히 이미 제 손을 떠난 시나리오니까, 어디선가 제작이 됐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게 지연이 됐었나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을 땐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감독님에게 설득을 당했죠. 그 이후에 작품을 하겠다고 했을 때는 주인공으로서의 의무감으로 촬영을 한 것 같아요. 철저하게 주인공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죠. 그리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냥 ‘내가 해도 불륜’이 맞는 거예요. 가정이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외지에서 그런 사랑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인거죠.”
↑ 사진=MBN스타 DB |
“감독님에게 설득을 많이 당했어요. 그리고 낯선 여행지가 주는 설렘, 그런 감정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 이방인과의 사랑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데, 옛사랑을 낯선 곳에서 만난다는 게 영화의 포인트인 거죠. 그런 것들이 설득이 가능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김승우는 ‘두 번째 스물’을 찍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했다. 영화에서도 보인 풍경들을 뒤로하며 촬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번 영화가 특별하게 다가왔을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워낙 스케줄이 타이트해서, 그냥 장소 이동하는 그 시간만 쉬었지 거의 촬영의 연속이었어요. 영화를 찍고 나서 지난해에 부산에서 보는데, ‘저런 곳도 갔었구나’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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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물’에서 극중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사는 솔직하다. 40대라는 나이도 그렇지만, 20대를 함께 보냈던 두 사람에게 거리낌이라는 것은 없어 보인다. 아무리 연기를 하는 입장이라고 해도 그런 단어들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그것도 시나리오에서 순화된 거예요. 오래된 연인이고, 인생 앞에서 솔직한 나이여서 그런 솔직한 대사와 파격적인 신이 많았던 거죠. 29금이 될 뻔 했어요(웃음). 정말 할 것, 안 할 것 다 했던 옛 연인을 만나서 그런 거니까 정말 과감했던 신들도 많았죠. 많이 순화가 된 거예요.”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로 활약했지만, 김승우는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거나 제작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스물’도 반가운 작품이지만, 김승우가 연출가로서 활약하게 되는 영화도 궁금증이 높다.
“연출, 제작은 어차피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 좋은 소재의 이야기인데 제가 참여할 수 없다면 어떤 식으로든 참여를 하자는 뜻에서 하는 거예요. 시나리오에 참여나 연출을 할 수 있고, 제가 할 줄 아는 게 영화 만드는 일에 관여하는 거밖에 없으니까요.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조금이라도 아는 게 영화 제작이라서, 그런 식으로 일을 해야 하죠. 제가 어떤 작품에서 배우로 참여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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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물’ 김승우는 벌써 27년차 배우로, 그의 인생의 절반을 연기와 함께 보냈다. 20살로 인생을 나눈다면, 지금 그는 어느덧 두 번째 스물을 맞이했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의 그가 자신을 되돌아보며 드는 생각은 무엇일까.
“아직도 내가 연기를 하고, 선후배들과 호흡을 하고 있다는 걸로 절 가끔 토닥이고 싶은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