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주인공 해수(하진) 역을 맡았던 이지은은 유독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가수 출신 연기자의 숙명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을 맞추기엔 아직이었던 걸까.
극 초반 현대에서 고려로 타임슬립한 인물을 연기한 이지은은 상황 설정상 사극 말투가 아니라 현대인의 일상 어투를 구사했다. 이에 사극에 맞지 않는 연기라는 반응과 더불어, 일차원적인 표정연기와 딱딱한 말투라는 혹평을 얻었다.
이지은에 대한 이런 혹평은 시청자들의 높았던 기대와 그와 비교해 아쉬웠던 결과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이지은은 전작인 KBS 2TV ‘프로듀사’에서 시크한 톱스타 신디를 안정적으로 연기해낸 경력이 있다. 그 밖에도 ‘최고다 이순신’, ‘드림하이’ 등에서 기존의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꾸준한 발전을 보여왔기에 시청자들이 ‘배우 이지은’에게 원했던 결과는 더욱 높았을 것.
아울러 ‘달의 연인’의 시청률도 이지은에 대한 혹평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제 몫을 충분히 해내는 이준기, 강하늘과 비교했을 때 이지은의 연기는 부족했고, 낮은 시청률이 이지은의 부족한 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이지은은 배우로서 아직은 한 작품을 이끌어가기엔 부족했을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이지은의 연기는 안정적으로 변했고 세간의 연기력 혹평도 사그라들었다. 초반 현대 여인을 연기했던 이지은은 후반부에 완벽한 고려 여인을 연기했고, 이에 그의 연기는 작품에 잘 어우러졌다.
이지은의 연기력 논란이 꼭 이지은 때문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이유다.
‘달의 연인’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은 이지은에 대해 ‘연기천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배우로서의 이지은의 모습을 김규태 감독은 발견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조만간 가수 아이유가 아니라 연기천재 이지은의 모습을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