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서지혜 “촬영장에서 중얼중얼 욕 연습…더 차지게 할 걸 아쉬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배우 서지혜, 누가봐도 참 단아하고 지적인, 예쁜 얼굴이다. 남자들이 꿈꾸는 완벽한 전문직 여성이 있다면 바로 서지혜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검사도 아나운서도 너무 잘 어울린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속 서지혜가 그랬다. 서지혜는 ‘질투의 화신’에서 방송국 앵커 출신인 청와대 홍보수석 아버지를 둔 금수저 홍혜원 역을 맡았다. 그런데 홍혜원은 기존의 전형적인 전문직 여성상과는 조금 달랐다. 시크한 표정으로 거친 말을 내뱉으며 ‘걸크러시’ 언니의 면모를 뽐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칭찬 덕분이었을까. 서지혜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투의 화신’을 떠나보내며 “정말 즐거웠고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좋은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스스로도 굉장히 신기하기도 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서지혜는 올 한 해 SBS 주말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 이어 ‘질투의 화신’까지 연달아 출연하며 말그대로 ‘소처럼’ 일했다. 김수현 작가와 서숙향 작가, 스타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이 부쩍 늘었다”는 칭찬을 받고 있는 그는 “작가님의 필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며 자신을 선택해준 두 작가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제가 감히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긴 한데, 정말 두 분 작가님은 필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너무 잘 짜여진 대본이라 배우 입장에선 더 연기하기 쉽고,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들이 무섭지 않냐고 하는데 정말 와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참 복 받은 배우인 것 같아요.”

서지혜는 ‘질투의 화신’에 가장 늦게 합류를 했다. 서지혜가 출연을 결정했을 당시엔 이미 조정석, 공효진, 고경표가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였다고. 그는 “‘그래, 그런거야’ 막바지에 미팅을 했는데 ‘서지혜의 기존 이미지를 활용해보자’라고 하셨다”며 홍혜원이란 캐릭터가 만들어진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제가 보기보다 털털한 캐릭터예요. 그랬더니 작가님께서 ‘그럼 욕도 해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욕 하죠. 안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요’라고 말을 이어가던 와중에 홍혜원이란 캐릭터가 완성됐어요. 예상외로 욕 하는 모습이 반응이 좋아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마 아나운서가 반전으로 욕을 해서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욕 대사를 연습하는 와중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그는 “욕 대사 같은 경우는 엄청난 연습을 했어요. 차분한 버전, 시크한 버전, 표정도 여러 가지 연습을 했어요. 감독님께서 시크한데 툭 내뱉는 욕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강약조절을 했죠. 조금 더 찰지게 할 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입에 붙을 때까지 촬영장에서 계속 욕을 중얼거리니까 스태프들이 당황하시더라고요. 특히 카메라 감독님들이 ‘이러지 마세요’라고 당혹스러워하시기도 했어요”라며 즐겁게 웃었다.
홍혜원에 대해 “당당하고 멋있는 여자라 좋았다”는 서지혜는 아쉬웠던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솔직히 없다. 마지막까지도 멋있는 여자였다. 자기의 마음을 정확하게 얘기하면서도 쿨하게 보내줄 줄 아는 멋스러운 여자였다. 분량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기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고 밝혔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배우,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친구는 열심히 하는구나. 이런 저런 것 생각하지 않고. 이게 배우한테 굉장한 칭찬이 아닐까 싶어요. ‘믿고 보는 배우’ 이런 것 보다는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연기도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shinye@mk.co.kr/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