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업 포 러브'는 136cm 작은 키의 남자와 금발의 매력 넘치는 미녀의 사랑을 소재로 이 세상에 극복 못 할 사랑은 없다는 걸 알린다.
디안(버지니아 에피라)은 괜찮은 변호사지만 남편 브루노(세드릭 칸)와 이혼했고, 전 남편과는 법률사무소 파트너 관계라 계속해서 봐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다. 알렉상드르(장 뒤자르댕)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 날도 브루노와 다투고 집으로 온 길이었다. 통화 속 남자는 "휴대폰을 주웠다"며 멋지고 유머러스한 말로 디안의 호감을 산다. 두 사람은 만날 시간을 정하고 디안은 새로운 인생 경험을 하게 된다.
젠틀한 매너, 세련된 유머 감각을 겸비한 유능한 건축가인 남자는 여자에게 첫 데이트에서 황홀한 경험을 하게 한다.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지만 두 사람에게는 걸림돌이 생기고 만다. 30cm 차이나는 키가 문제였다.
흔히 사랑은 당사자 둘만 좋으면 되는 줄 안다. 하지만 아니다. 결혼을 준비하거나 결혼을 했거나 결혼생활에 실패한 이들 모두 사랑과 결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친구와 가족이 연결될 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진다. 알렉상드르와 디안 역시 마찬가지다. 둘이 있을 때는 사랑에 빠진 게 분명한데 다른 시선을 느끼고 만다.
여러 차례 실패한 듯한 남자는 유능해 보여도 여전히 상처를 받는 인물이다. 자신감에 차 있는 듯하지만 사실 그도 그런 척만 해왔을 뿐이다. 모르긴 몰라도 "인생 최대의 장점은 인내심"이라고 당당한 척 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게 분명하다. 하물며 이런 상황을 처음 직면한 여자는 긴장하고 당황의 연속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쉽게 다가오고, 또 무너지는 순간도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영화는 남녀가 사랑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동의하고 수긍하는 지점이 많을 것 같다. 성격과 나이 차이 등을 대입해도 된다.
누구나 예상하듯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아무리 역경이 있어도,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게 하는 건 인간에게 주어진 극복하는 능력 덕이다. 알렉상드르와 디안이 사랑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결말을 알아도 하등 상관없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준다. 주인공 두 사람이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그럴까. 182cm 장신 장 뒤자르댕은 그린 스크린 작업을 통해 키 작은 남자로 변신했다. 온화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풍기는데 어색하지 않다. 버지니아 에피라라는 매력적인 벨기에 여배우를 발견하게 된 것도 좋다.
마음을 동요하게 하는 대사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너야말로 난쟁이야. 정서적 난쟁이…어렸을 때부터 편견 속에 커왔으니깐 조금만 달라도 못 받아들이는 거야." "쉽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어요. 사람들
'그랑블루' '언터처블: 1% 우정' 등을 제작한 프랑스 대표 스튜디오 고몽이 제작했다. 억지 감동과 억지 교훈이 아니라서 더 좋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2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