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겨울이면 생각나는 노래인 ‘커플’은 그동안 많은 가수들에게 리메이크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그 곡을 원곡 가수인 젝스키스의 입으로 다시 듣게 된다는 건 상상도 못한 일이다. 하지만 2016년 젝스키스의 대표곡 ‘커플’은 시대에 맞게 재탄생됐다.
지난 1일 젝스키스는 새 앨범 ‘2016 리-앨범’(2016 Re-ALBUM)을 발표했다. 16년 만에 발표했던 신곡 ‘세단어’를 비롯해서 과거 히트곡을 2016년에 맞게 재편곡, 재녹음해서 발매했다. 트리플 타이틀곡 ‘커플’, ‘기사도’, ‘연정’은 음원을 발매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번 앨범 자체로 다시 사랑받고 싶다는 것보단 예전 팬과 새로운 팬들의 접점을 만들고 싶었다. 예전부터 기획했던 앨범은 아니다. 콘서트를 하면서 ‘학원별곡’이라는 곡을 YG색에 맞게 재해석을 했는데 의외로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라. 신규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젝키의 색을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면 신규 앨범의 연장선에 있는 연결고리 같은 존재다.”(은지원)
2016년 버전 ‘커플’은 세련된 YG 사운드로 탈바꿈했지만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는 잃지 않았다. 풋풋했던 20대가 아닌 풍파를 겪어오면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젝스키스의 목소리까지 더해졌다. 새롭지만 익숙했다.
“편곡적인 부분이 바뀌어서 멜로디까지 바뀌면 이질감이 느껴질 것 같았다. 노래는 예전 느낌을 살려서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장수원)
“예전거랑 이번걸 비교해서 들어보면 좀 더 성숙한 느낌은 있다. 아무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내면의 성숙함이 나온다. 예전 느낌을 살리면서 녹음을 했다. 되게 익숙한데 새로운 노래를 녹음하는 기분이었다.”(은지원)
노래도 새롭게 바뀌었지만 16년만에 젝스키스로 녹음을 했던 멤버들은 달라진 시스템에 놀랐고 감회도 남달랐다. 과거와 달리 너무 빨리 끝난 녹음 스케줄 때문에 멤버들은 녹음을 진행하는 동안 이재진을 만난 적이 없다고 폭로했다.
“요즘은 장비가 좋아져서 단시간 내에 녹음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더라. 녹음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예전엔 작곡가 분들이 ‘이렇게 불러라’라고 하셨는데 이젠 존중하고 맞춰주더라. 타블로가 정말 립서비스가 좋다. 예전엔 녹음실갈 때 장이 꼬였었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는데 이번엔 녹음실 가는 게 신났다.”(강성훈)
“녹음하는데 30분도 안 걸렸다. 예전에는 멤버 전원이 모여서 차례대로 들어가서 녹음하곤 했는데 요즘엔 자기 파트 끝나면 퇴근하더라. 저도 지원이형 녹음하면서 못 봤다.”(이재진)
다만 16년만에 뭉친 만큼 젝스키스의 신곡을 기다렸던 팬들은 리메이크 곡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반응을 젝스키스도 인지하고 있었고 수긍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이 젝스키스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
“모든 결과물엔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명확한 해답과 정답이 없다. 연말에 팬들에게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분명한 건 신곡이 준비되어 있고 2017년에 발표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라서 신곡을 그 때 발표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강성훈)
“저희 신곡 나오기 전에 워밍업으로 생각해달라. 요즘 곡들은 코드가 4개 이상 들어가는 게 없다. 저희 시대는 8개 이상이었다. 멜로디적으론 어떻게 보면 가져가야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젝키할 때 불렀던 노래가 새로운 팬들과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은지원)
앞서 발표했던 신곡 ‘세단어’가 음원차트를 휩쓸었다면 젝스키스는 이번 ‘커플’을 통해서 음악방송에도 출연했다. 대세 아이돌이라면 출연이 필수인 ‘주간 아이돌’에도 나섰다. 연말 가요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다양한 활동과 함께 젝스키스는 격세지감을 세대로 느꼈다.
↑ 사진=YG제공 |
“저희는 불법 다운로드 시대였는데 음원사이트 시상식을 간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직 적응해가는 단계다. ‘인기가요’는 편성이 바뀌어서 리허설 시간도 앞당겨졌다. 나이도 있는데 활동하는데 힘들어지긴 했다. 이전에 솔로 활동했던 게 다 잊혀졌다. 젝스키스로 다시 하는 느낌이다.”(은지원)
“지금은 신비주의를 유지할 수 없는 것 같다. SNS가 너무 활발해서 사생활로는 불편한 점이 있다. 근데 좋은 족으로 부각될 수도 있고 활용할 수도 있더라. 당연히 해외팬이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있는 걸 보면 SNS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강성훈)
짧은 활동기간이었지만 젝스키스는 H.O.T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활동을 했다. 그리고 긴 시간을 돌아서 다시 잡은 기회이기 때문에 지금 활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소중함을 가졌다.
“그룹 활동에 방해되는 건 줄이고 올인할 것 같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별 활동을 줄이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50대가 되더라도 몸이 허락하는 한 젝스키스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김재덕)
“그 당시 이루지 못했던 아쉬웠던 것들이 있고 그리움이 남아 재결합이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아이돌 자체가 반짝 스타였는데 요즘은 신화나 엑소 같은 아이돌이 장수하고 있지 않나. 저희는 저희가 해왔던 노하우를 가지고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은지원)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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