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더데빌'이 2017년 2월 귀환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를 락 뮤지컬 '더데빌'은 '블랙 먼데이로 모든 걸 잃고 좌절한 존 파우스트 앞에 성공을 미끼로 유혹하는 X가 등장, 존 파우스트의 선택으로 인한 결말’이라는 간결한 스토리로 이뤄졌다. 파우스트의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인간의 욕망과 선택, 선과 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오랜 기간 공연계에 몸 담아온 이지나 연출의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에서 시작됐다. “스토리텔링보다는 넘버와 각 장면의 이미지들을 통해 마치 한 편의 쇼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을 떠올렸다”는 이 연출의 말처럼 '더데빌'은 완벽한 기승전결의 구조 또는 논리적이며 서사적 형태의 작품들과는 거리가 멀고, 이제껏 국내 뮤지컬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별도의 무대 전환 없이 조명만을 사용해 단순하면서도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고, 드라마적인 것보다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가사, 음악에 중점을 뒀다. 기존의 틀을 깨며 새로운 것을 선보이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평단과 관객이 느끼는 '더데빌'은 불친절하며 난해한 극이었다.
2014년 초연 당시 '더데빌'은 ‘파격적인 창작극 vs 불친절하면서도 난해한 작품’이라는 엇갈리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의 문제작으로 손꼽힌 게 사실.
2년 만에 돌아오는 보다 친절하게 혹은 더욱 명확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작품 다방면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기존의 3인극이었던 작품을 4인극으로 바꾼 것. 이지나 연출은 “본디 빛과 어둠은 하나의 존재이며 ‘인간의 내면은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라는 주제에 맞게 X를 하나의 캐릭터로 두고 한 명의 배우가 연기했으나 이번 재연에서는 분리된 두 개의 캐릭터 X – White와 X – Black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객들에게 더욱 명확하게 선과 악의 존재, 그리고 그들이 존과 그레첸이라는 인물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X – White는 선한 인간은 어떠한 유혹과 충동 속에서도 결국 다시 선한 길을 택한다고 믿는 선(善)을 상징한다. 반면 X – Black은 아무리 선한 인간일지라도 욕망은 결국 악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고 믿는 악(惡)을 상징하며 캐릭터의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음악 역시 달라졌다. 강렬한 넘버들은 각각의 캐릭터와 일치되어 욕망과 파멸이라는 주제 그 자체가 된다. 이처럼 음악과 작품 구성의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 낸 초연 크리에이티브팀인 이지나 연출과 작곡/작사를 담당한 Woody Pak(우디 박), 이지혜 콤비가 다시 한 번 뭉쳐 화제다.
클래식 선율과 강렬한 록 사운드가 만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넘버들은 재연 무대에서 더욱 업그레이드 된다. 특히 새롭게 추가되는 New 넘버를 만날 수 있다. 기존 넘버 중 70% 이상을 재편곡해서 선보여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초연 당시 논란이 됐던 장면들은 넘버와 넘버 사이 드라마로 삽입한다. 순화하여 선보
내년 2월 14일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개막한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