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환 연출이 파격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게 된 계기를 밝혔다.
성종환 연출은 23일 오후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작품 제작 제안을 받고 솔직히 꺼려졌었다. 워낙 좋고 유명한 작품이고 이미 많은 버전으로 많이 올려진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성 연출은 “세련미 있게 만들 역량이 없어 내 색깔을 찾았다. B급 정서에 인간과 비인간의 존재를 뛰어넘는 사랑을 담게 됐다”며 “애초 기획과는 달라졌지만 다양한 변화를 준 게 잘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김수로 프로젝트 20번째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 로맨스로 재탄생시켰다.
핵전쟁 후, 인류는 지하철역에서 살아남았고 지상은 온통 오염물질로 뒤덮였다. 각종 돌연변이들이 생겨난 가운데 카풀렛 역의 인류와 몽타궤 역의 돌연변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를 끊임없이 죽인다. 그러던 어느 날, 카풀렛 역의 고아 소녀 줄리엣은 남몰래 바깥세상에 나와 폐허가 된 몽타궤 역에서 돌연변이 소년 로미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이끌린다.
성 연출은 “원래 이런 모습이 아니었지만 신인 배우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김수로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아들여 로미오가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주연은 물론 앙상블들도 많이 뛰어다닌다”며 웃었다.
이어 “프리뷰 첫 공연 때 흉측한 로미오를 무대에 올리니 관객들이 로맨스에 몰입을 못하더라. 그래서 변화와
그러면서 “유전자 변이로 설정돼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야 했다. 잿빛 피부로 인간과 외적인 다른 부분을 보여주려 했다. 실험을 거듭하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년 3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