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마스터’를 두고 배우 이병헌은 “우울할 수 있고 음침한 소재일 수 있지만 조의석 감독 특유의 경쾌함과 스피디함이 잘 담긴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말대로 ‘마스터’는 경쾌함 속에서 유쾌함과 통쾌함을 주었고, 답답한 현실과 맞닿은 현실 풍자와 비판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마스터’ 흥행에서 이병헌의 활약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극중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을 연기한 이병헌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면모를 드러내며 폭넓은 연기를 가감 없이 과시했다.
특히 진회장이 첫 등장하는 연설신은 극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이는 캐릭터의 포인트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병헌 역시 연설 장면에 흥미를 느꼈다. 몇 만 명 앞에서 마음과 지갑을 훔치는 연설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재미있고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 영화를 보는 관객 역시 이 장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점을 생각하고 열연을 펼쳤다.
“관객들이 연설 장면을 보면서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으면 했다. 내 역할이 사기꾼이라는 걸 알지만 그 안의 진정성이 있으면 알면서도 다 속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빠져들어야 피해자나 김재명(강동원 분)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진회장이 연설을 하면서 눈물을 보이고 그러는데, 그 부분은 애초 시나리오에 없었던 부분이다. 감독님이 연설문을 두고 한 달을 고심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수식어라는 이병헌은 ‘마스터’를 통해 필리핀식 영어를 구사한 것은 물론 다양한 의견을 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필리핀 현지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필리핀식 영어를 구사하고 싶었다. 필리핀 로케에서는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하니까, 연기 좀 잘하는 배우들에게 대사를 주고 읽게 해달라고 해서 녹음을 한 다음 이를 참고로 연습했다. 진회장의 뱀 같은 캐릭터라면 분명히 상대방을 마음을 사기 위해 그 나라의 발음을 연습했을 거라는 생각에서 필리핀식 영어를 구사했다.”
애드리브를 위한 애드리브가 아닌, 관객을 위한 애드리브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병헌은 신을 명확하고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 더욱 다양한 의견을 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장면은 바로 박장군과 김엄마를 화해 시키기 위해 서로의 손을 잡고 손등에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다.
“촬영 전까지 아이디어가 많이 난무했다. 시나리오에는 양쪽에서 그냥 손을 잡고 이야기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졌다. 뭔가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구호를 복창하거나 노래를 제창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고, 볼에 뽀뽀하는 의견도 냈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그 중 손등에 입을 맞추는 게 가장 적당할 것 같다고 결정됐다. 촬영 당시가 새벽이었는데, 사실 그런 애드리브를 정신이 맑아야 한다. 그래야 다수가 이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판단이 서기 때문에다. 그런데 그때는 지진 상태에서 찍다보니 의문이 많았다. 나중에 감독님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편집을 보고서 스태프들이 다 좋아했다는 답을 받았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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