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공조>=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한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그렸다.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현빈)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유해진)의 정감 넘치는 훈훈한 팀플레이를 담았다.
<더킹>=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한 남자(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정우성)를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신랄한 풍자가 매력적인 블랙 코미디.
◆남남 케미 궁합지수
<공조> 현빈X유해진= 상호보완형 궁합이다. 몸으로 해결하는 현빈은 ‘액션’을 담당하고, 그의 곁에서 입으로 해결하는 유해진은 ‘코믹’을 담당한다.
서로 다른 꿍꿍이를 지닌 인들은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며 연신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둘 도 없는 의형제로 거듭난다. 기막힌 궁합을 자랑하지만, 흔한 설정이 흠이다.
<더킹>조인성X정우성= 달콤살벌 전략형 궁합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공에 득이 되면 가족이요, 실이 되면 적이다. 단순 명료하다. 권력 위엔 아무것도 없다. 사람도 정의도 자존심도 모두 중요치 않다. 공동의 목표가 있을 땐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하지만 장애가 되면 살벌하다 못해 공포스럽다.
◆킬링 포인트
소녀시대 윤아는 기존의 청순미를 완전히 내려놓고 엉뚱한 백수 처녀로 제대로 망가졌다. 타고난 미모 덕분인지 골칫덩어리 행실에도 사랑스럽고 정감이 넘친다. 적은 분량에도 불구, 영화 속 가장 신선한 웃음 포인트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한다.
<더킹> 신랄한 풍자․적재적소 메시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면서도 그 안에 존재해온 권력가들의 민낯을 신랄하게 들춰낸다. 약자가 아닌 기득권의 시각에서 사회의 부조리함을 꼬집으며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나간다. 이 시국에 딱 맞는 블랙코미디.
영화 속 권력층들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우아하고 근엄해 보이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우습기도 하고 냉소적이며 음울하고 때로는 공포스럽다. 감독은 그들만의 또 다른 세계를 적날 하고 집요하게 그려낸다. 비극을 자초했지만, 다시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우리 스스로임을 끊임없이 자각시킨다.
<공조>= 남북 공조 수사라는 설정, 현빈의 액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화적 요소들이 진부하다. 화려한 액션, 중간 중간에 가미된 코믹, 웃다보면 찾아오는 위기와 감동까지 모든 영화적 요소들이 다 들어 있지만 세련되게 담아내진 못했다. 매 장면이 어디서 본 듯한 데자부의 연속이다. 앙숙에서 형제애로 발전하는 두 남자의 케미는 현대판 ‘투캅스’로 느껴질 만큼 복고적이다.
코믹, 액션, 느와르, 휴머니즘 등 모든 장르가 녹아있는 종합선물세트일 수도 있지만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스타 이름값을 제대로 내지 못한 밋밋한 드라마로 완성됐다. 모든 연령대가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서 개성이
<더킹>= 러닝타임 134분, 사실 좀 길다. 예상했던 재미나 화려함과도 거리가 있다. 묵직한 울림, 날카로운 풍자와 진지한 메시지가 강점이나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단순한 오락적 재미나 꽃미남들의 향연을 기대하고 간다면 끝까지 보기도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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