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트로트 가수로 한정하기엔 그 매력이 너무나 철철 넘치는 가수 홍진영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사랑의 밧데리’를 부르며 날리는 윙크 총알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지난 10년간 갈고 닦아온 홍진영이 지닌 진짜 ‘무기’의 발현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인 지 모르겠다.
홍진영은 9일 오후 서울 합정동 신한카드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신곡 ‘사랑 한다 안한다’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사랑 한다 안한다’는 동양적인 리듬에 애절한 감성을 담은 오리엔탈풍의 세미 트로트곡이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조작된 도시’ OST로 삽입된 이 곡은 공개 직후 엠넷, 올레뮤직 등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홍진영은 “지금까지 신곡을 냈을 때 어떤 차트에서도 1위를 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신곡이 1위를 하고 있더라”며 “영화 ‘조작된 도시’ OST다 보니 조작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고 너스레 떨었다.
그러면서도 “가수 활동 하면서 너무 뿌듯하단 생각이 들었다. 잠은 별로 못 잤지만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며 활짝 웃었다.
히트곡 메이커 안영민 작곡가가 쓴 ‘사랑 한다 안 한다’는 사랑에 빠진 여자가 꽃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홍진영은 “이번 곡은 미디엄 템포의 잔잔한 곡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곡들에 비해 세련되게 진화된 트로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트로트를 ‘뽕’이라 칭하는 분들에게 나는 내 음악을 ‘고급 뽕’이라 소개하곤 하는데, 이전 곡들도 좋은 곡이지만 조금 더 발전된 느낌의 홍진영 음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다.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르더라” 밝힌 홍진영은 “워낙 밝은 성격으로 방송 활동을 하다 보니 ‘사랑의 밧데리’로 행사 다니며 잘 됐겠거니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처럼 활발하게 활동하기까진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진영은 “데뷔 초엔 예능에서 10시간 동안 말 한 마디 못 하고 앉아만 있다가 돌아오는기도 했었고, 화면에 한 번이라도 더 나가기 위해 말을 더 세게, 독하게 하면서 신인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며 “이후 출연한 ‘라디오스타’에선 있는 그대로 편하게 했는데 그걸 계기로 ‘우결’도 들어가고 예능 활동을 계속 하게 됐다”고 말했다.
걸그룹 실패 후 트로트로 전향한 이후의 심리적 방황 그리고 ‘차세대 트로트 퀸’으로 자리매김한 현재의 심경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홍진영은 “스완으로 데뷔 후 두 달 만에 망하고 이듬해 ‘사랑의 밧데리’로 나왔을 때, 처음엔 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진영은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트로트는 ‘어른들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지 않나. 나 또한 그런 편견이 있었다. 가사가 너무 직설적이고, 걸그룹 2개월 했다고 좀 그런 게 있었다”며 “어떻게 해야 하나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계속 활동을 하다 보니 (장)윤정언니가 내 앞에 길을 닦아놔서 내가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면, 내가 내 뒤에 나오는 후배는 더 폭넓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며 “후배들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로트 퀸’ 수식어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 적어도 40~50살이 되어야 트로트를 알고, 그 안에서 위치 선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트로트계에서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공부해야 할 것도, 노력해야 할 것도 많다. 아직까지는 막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홍진영은 “나는 방송 쪽에서 좋아해주시는 캐릭터라 폭넓게 활동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트로트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좁다. 기회가 많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기회 자체가 많이 없기 때문에 침체기란 말이 나오지 않나 싶다”고 트로트 침체 현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트로트는 이런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깨주고 싶었지만 그게 쉽진 않더라. 계속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는 나름의 각오를 덧붙였다.
홍진영과의 남다른 친분으로 이날 쇼케이스에 함께 한 래퍼 아웃사이더는 ‘홍진영’에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