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신미래 기자] 10년 만에 고소영이 작품을 들고 대중 곁을 찾아왔다. 그는 기존 섹시하고, 도시적인 이미지 돋보인 캐릭터가 아닌 당찬 아줌마 신재복으로 돌아왔다.
아줌마 캐릭터를 맡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올해 46세다. 나도 아줌마다”라고 서스럼없이 말하기도 했다. 그 대답만으로도 10년 전 배우 고소영에 멈춰있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소영은 KBS2 새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시작으로 한 아이의 엄마, 한 남편의 아내로서가 아닌 배우의 길을 다시 걸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고소영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근황부터 작품, 사적인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 사진=KBS 미디어 |
Q. 10년 만에 복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10년 만에 복귀 실감나지 않았다. 결혼 후 아이 둘 낳고,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작품은 들어왔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지금 아이가 좀 컸다. 이 시기가 아니면 다시 내 일을 찾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복귀할 때 친근한 작품을 원했다. 우리 작품이 현실감이 있지만 굉장히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아 더 좋았다. 대중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는 시크하고, 세련됐다고 생각하지만 평소 털털한 편이다.
Q. 신재복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나, 실제 성격과 비슷한가.
A. 걸크러쉬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인물에 매료되어 있던 시점이다. 억척스러운 것보다 자립적인 여자다. 그런 면에서 나와 비슷하다. 나 역시 남에게 의지한 성격이 아니다.
Q. 오랜만에 촬영 현장에 나갔는데 어땠는가.
A. 처음엔 오히려 덤덤했던 것 같다. 흥분되고 기분좋은 설렘이 있었다. 그런데 촬영 전 심장이 떨렀다. 두려움과 설렘이 무섭게 다가왔다. 거의 밤을 새고 현장에 나갔는데 다행히 윤상현 씨와 이야기 하면서 몸이 풀렸던 것 같다.
Q. 드라마 흥행 걱정되지 않나.
A. 당연히 흥행 걱정된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드라마는 장르가 다르다. 현재 시국도 어렵고, 불편한 상황이 많은데 (시청자들이) 유쾌하고 현실적인 드라마를 원하신다면 보시지 않을까.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
Q. 연기를 오랜만에 하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A.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10년 동안 쉬었고, 젊은 배우들도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 없더라. 그런 것에 부담되고 우려스러웠지만 계속 안 좋은 생각하면 작품을 못할 거 같았다.
Q.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해 아줌마 캐릭터에 대해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A. 화려하고, 시크한 이미지가 굉장히 강했다. 이미지를 깨지 못한 것은 제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점은 어떤 면은 좋지만 어떤 면은 안 좋게 작용한다. 대중들이 저의 반응이 높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에 부응을 못한 건 불찰이었다.
TV에 많이 나오면 친숙해지고 가까워지는 심리적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재복이라는 캐릭터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멋있고, 커리어우먼, 섹시한 작품이 많이 들어왔지만 조금 더 내 성격이 묻어난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안어울린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건 제 숙제 같다. 좀더 진정성 있게 재복을 이해하며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 사진=KBS 미디어 |
Q. 신재복 캐릭터에 공감가는 점은 어떤 점이 있었나.
A. 올해 결혼 7년차다. 권태기는 아니지만, 주도권 싸움도 해봤다. 평범한 부부들과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혼 준비부터 지금까지 비슷하다. 자녀들에 대한 고민, 부부관계 등. 자연스럽게 부부가 오래 살게 되는구나 한다.
Q. 결혼 전과 후 연기 변화가 있나.
A. 결혼 전과 후에 연기를 할 때 많은 차이가 난다. 훨씬 감정이 많아진다. 부모가 됐을 때 느끼는 자식에 대한 애틋함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은 확실히 경험이 많아야 연기할 때 도움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표현이 과감해졌다. 19금 농담도 하고. 스태프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 그런 농담을 해서 빵 터졌을 때 쾌감을 느낀다. 아줌마는 나쁜 말이 아니다. 실제로 내가 아줌마가 맞지 않나. 올해 46살로 아줌마인데 너무 선입견으로 안봐주셨으면 좋겠다.
Q. 장동건은 실제 어떤 남편인가.
A. 사실 신랑에 대한 오해도 있었다. 첫 아이 낳고, 너무 힘들었다. 육아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때 신랑이 집에 없었는데 제가 힘들면 남편이 미워지더라. 이 모든 게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말도 하지 않고 알아서 해달라고 했던 게 오해했다. 남편은 착하고 성품이 좋다. 화를 잘 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저도 화를 내지 않지만 부부간에 어려운 건 있다. 동갑이기 때문에 반말하면 좋지 않을 거 같아 존칭하고 있다. 싫어하는 부분은 건드리지 않는다.
Q. 드라마 속 남편(윤상현 분)과 호흡을 맞춘 성준은 어떤가.
A. 윤상현 씨의 전 작품을 재밌게 봤다. 성격이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 원래 성격도 털털하다. 많이 도움이 됐고, 영리하게 연기를 하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성준 씨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나이가 굉장히 어리더라. 귀엽고, 현장을 재밌게 하려고 4차원적인
Q. 마지막으로 한마디.
A. 흥행됐으면 좋겠지만 계단 올라가듯 천천히 가고 싶다. 재복이나 고충을 공감하며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다. 욕심내지 않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