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솔지 인턴기자] ‘중2병’은 실제로 중학생에 한정짓지 않고 사춘기 시절에 있을 법 한 자의식 과잉을 뜻한다. 그만큼 자식이 이 시기를 지날 때면 엄마들은 여러 감정을 맛본다. 자식의 반항에 분노를 일으켰다가 이 웬수를 어찌할 수 없는 곤경에 처하곤 한다. 물론, 애정과 사랑은 밑바탕으로 깔려있다. 아주 가끔 이 밑바탕이 여러 감정에 덮여 희미해져서 문제다.
‘중2라도 괜찮아’(감독 박수영)는 태권도 선수 출신의 엄마(장서희 분)와 사춘기를 겪는 한철(윤찬영 분)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갈등과 화합을 그리는 작품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유망주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아줌마가 된 ‘태권소녀 뽀미’와 자신이 우주 최강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하는 심각한 중2병에 거린 아들이 기타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중2라도 괜찮아’는 복수의 화신 장서희가 ‘귀신이 산다’ 이후 13년 만에 코믹한 캐릭터로 돌아와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눈가에 점을 찍고 나타나 날이 선 눈빛을 발산했던 장서희가 악착같지만 똑 부러지는 태권도 선수 출신의 엄마, 보미로 등장한다. 장서희는 복수 캐릭터를 많이 해서 대중들이 낯설까봐 걱정하던 것과 다르게 제 옷을 입은 듯 꽤나 자연스러웠다.
박수영 감독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야기를 처음 만들 때부터 전체 관람가를 염두해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언론시사회 당일에는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참석했다. 이들에게 공개된 영화에는 태권도 소재를 벗어난 다소 폭력성이 보이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는 과연 낮은 연령층의 관객이 관람해도 되는지, 전체 관람가가 어울리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렀다. 태권도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던 박 감독의 제작의도 역시 불분명해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들었다.
한때 국가대표 유망주였던 보미는 선수를 그만두고 아들 둘을 뒤치다꺼리하며 정신없이 살아간다.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한철은 스쿨밴드에서 탈락한 이유가 후진 기타 때문이라며 급기야 사고를 치고, 보미는 태권도 시합에서 자신을 이기면 기타를 사주겠다고 제안한다.
20년 만에 태권도복을 다시 꺼내 입은 보미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아들의 꿈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예의, 염치, 인내,
‘중2병’ 치료에는 약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에서 약은 결국 가족의 사랑이었다. 자식을 낳기 위해 버려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엄마를 한철은 이제야 알아챘다.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던 한철은 이제 가족과 함께 새로운 꿈을 위해 도약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