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신미래 기자] ‘미씽나인’이 막을 내렸다.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었지만 허무함이 도는 건 왜일까.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지난 1월 첫 방송에 많은 화제를 모았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로 다이나믹한 이야기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방송 초반까지만 해도 무인도 생존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쫄깃한 긴장감과 추리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개연성 없는 전개와 최태호(최태준 분)의 명분 없는 살인이 계속되면서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 MBC ‘미씽나인’ 포스터 |
이야기는 산으로 향했고, 극 중 캐릭터 역시 일관성을 잃어갔다. 그리고 ‘미씽나인’은 시청률도 잃었다. 3%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계속된 하락세를 보였다. 극이 몰입도를 방해했지만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출연진 중 최대 수혜자는 최태준이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잔인한 악역 최태호를 맡은 그는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방영 전 드라마 ‘엄마의 정원’ ‘못난이 주의보’ ‘부탁해요 엄마’ 등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과 달랐기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었지만 이는 불필요한 걱정이었다. 최태준은 보는 이가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악역을 잘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준오 역의 정경호도 다채로운 매력으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그는 물오른 코믹 연기부터 분노, 달달한 로맨스까지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극중 한 팀이었던 최태호가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을 추락시킨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라봉희(백진희 분)와 애틋하고 달달하고 웃긴 로맨스는 극의 재미포인트 중 하나로 꼽혔다.
이러한 배우들의 열연 속에도 극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살인사건부터 연이은 최태호의 악행으로 스토리가 길어졌고, 주인공은 죽을 뻔한 위기에서 수십 번 다시 살아나는 황당한 전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마지막 회에서는 서준오와 다른 인물들이 최태호를 쉽게 용서해준 모습이 그려져 황당하기
아쉽고, 또 아쉬운 작품이었다. ‘미씽나인’은 흥미로운 소재로 극을 이끌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매듭을 짓게 됐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