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져헌터 송재룡 대표가 회사 로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바야흐로 뉴미디어,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의 시대다. 개인방송(1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이제 방송, 연예,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모든 분야에서 인기를 끌며 ‘新미디어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의 10대들은 과거와 달리 크리에이터를 최고의 직종으로까지 꼽고 있는 추세다.
언급한 MCN, 크리에이터란 단어를 한국에 정착시킨 인물은 바로 트레져헌터의 송재룡 대표.
“양띵님” “김이브님” “설 이사님” “이 부장님” 그리고 신입 직원에까지 “님”이란 호칭을 붙이는 송 대표에겐 윗사람도, 아랫사람도 없다. 진짜 이 시대가 요구하는 현대적인 경영철학을 가진 송재룡 대표, 그를 만나 MCN, 크리에이터 그리고 트레져헌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동남아에서 문득 “아! 트레져헌터!”
2013년 CJ E&M에서 신성장 태스크포스(TF), 2014년 MCN 사업팀장으로 활동한 송재룡 대표는 지난 2015년 1월 국내 최초로 MCN 전문 회사인 트레져헌터를 설립했다.
CJ에서 근무할 당시 국내에 처음으로 MCN 사업을 도입한 그는 MCN 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MCN이란 1인 및 중소 창작자의 콘텐츠 유통과 저작권 관리 등을 돕고, 그 콘텐츠로부터 나온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가수를 크리에이터라고 본다면, MCN 사업체는 이들을 관리하는 기획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연예 기획사와 MCN 사업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MCN의 선구자라는 말을 듣기엔 쑥스러운 부분이 있다. MCN의 태생적인 개념은 미국에서 생겨났다. MCN이란 것은 수많은 라이브방송, 유튜브 등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의 플랫폼을 활용해 제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연합체다.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연예기획사처럼 크리에이터들과 계약 후 플랫폼에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광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소속사라고 보면 된다. 연예기획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자면, MCN에는 방송사처럼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PD들이 소속돼 있다는 것이다.”
↑ 트레져헌터 송재룡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BJ는 아프리카TV라는 회사에서 네이밍을 해준 것이다. 라이브방송을 하는 친구들을 뜻하는데, VOD 없이 생방송만 진행한다. 내가 이름을 붙인 크리에이터는 1인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을 총칭하는 말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창조자라는 말로, 이 단어를 생각할 당시 외국인도 알아듣기 쉬울 거라 판단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 있는데, 이 업계에서는 모두 이해하는데 까지 왔다.”
송 대표가 설립한 트레져헌터는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란 보물을 사냥하는 사람’을 뜻한다. 어떤 계기로 인해 트레져헌터라는 이름을 회사명으로 선택했는지 궁금했다.
“과거 CJ소속으로 일을 할 때 인기가 있을 법한 크리에이터를 찾던 중 영국남자 발견하게 됐다. 가능성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티켓을 끊어서 영국으로 날아갔고,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후 끊임없이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러 다녔다. 특히 동남아에서 이에 관한 설명을 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문득 ‘아! 나는 보물을 찾고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그때 트레져헌터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할 것을 다짐했다.”
↑ 트레져헌터는 소속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수원에 2개 서울 삼성동에도 2개를 갖추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트레져헌터는 소속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만들어낸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낸다.
트레져헌터에는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 양띵(양지영), 악어(진동민), 연애 상담 콘텐츠로 유명한 김이브(김소진), 영국남자 올리&조쉬 등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돼 있다. 현재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200개 팀 이상이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스튜디오 또한 수원에 2개 서울 삼성동에도 2개가 있다.
“어떻게 하면 크리에이터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해외 유명 유튜버, 크리에이터들 같은 경우엔 자신만의 스튜디오가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 시장을 키우려면 제대로 된 스튜디오부터 갖춰져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해 라이브방송 뿐만 아니라 VOD를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송 대표, 트레져헌터는 어떤 기준으로 신입 크리에이터를 뽑을까.
“회사에서 크리에이터와 계약을 체결할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실함’이다. 단순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우린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한 사람을 원한다. 선정성이라든가 회사가 정해 놓은 가이드라인을 넘는다면 바로 탈퇴 시킨다. 내 기준에서는 내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봤을 때 부끄러운 콘텐츠라면 난 안 한다. 다만, 이런 상식적인 부분이 지켜지는 한에서 콘텐츠는 무한하게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는 이들이 좋아한다면 달나라에서도 방송할 수 있지 않겠는가.”
트레져헌터와 송 대표가 크리에이터를 보는 시각은 단순히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아니라, 함께 커가는 파트너다. 크리에이터를 통해 빠른 시간에 이익을 창출하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 또 사내 전문 교육원들을 통해 이들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 트레져헌터 송재룡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트레져헌터는 색다른 콘텐츠로 국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시장 점령을 노리고 있다. 업계의 새 트렌드를 갈구하며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더욱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MCN기업들과 협력 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MCN의 동영상 콘텐츠는 텍스트보다 언어 장벽이 없으면서 몰입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한국의 뷰티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애초 MCN 시작 자체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사업이었다. 예를 들면 영국남자를 통해 한국 음식, 관광지, 문화에 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는데, 그게 국내, 영국 팬들은 물론 전 세계 해외 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댓글도 살펴보면 다양한 언어가 분포돼 있다. 특히 영상을 통해 소개되는 한국 식품, 뷰티, 여행 콘텐츠가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한류 콘텐츠라기보다는 글로벌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는 창구가 됐으면 한다.”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거리를 거닐면 한류스타 뺨칠 만큼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아직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유명인임에는 틀림없는데, 어떤 카테고리에 속해야하는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아직 가십거리로만 보는 게 사실 안타깝다. MCN 업계는 이제 창업기다. 좋은 말로는 시행착오를 겪는 단계, 속된말로 삽질하는 단계라 생각한다. 성장을 위해선 제반환경부터 개선돼야 한다. 모두가 다 인터넷 무제한 요금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 또 5G가 도래하는 시점에는 이 시장이 대중성을 갖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근 개그맨, 가수 등 연예인들이 MCN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나부터 올해 좋은 쪽으로 사고를 많이 쳐서 이 사업을 확장시키겠다.”
송 대표는 인터뷰를 말미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길게 보고 열심히 합시다!”
송재룡 대표 본인을 믿고, 또 MCN 시장의 무한한 발전성을 믿고 끝까지 노력해보자는 뜻이다.
MBN스타 박찬형 기자 chanyu2@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