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우진 "‘내보스’ 은환기, 로코 장르와 어울릴까 고민” |
[MBN스타 김솔지 기자] “은환기로서 4개월 동안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온전히 은환기 답게 사랑하고 마지막까지 은환기 답게 끝날 수 있어서 후련해요.”
tvN ‘내성적인 보스’(이하 ‘내보스’)는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와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 채로운이 펼치는 소통 로맨스다.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만나 서로를 극복하며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가 담겼다.
연우진은 극중 관계에서 한발자국 물러나 있는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인물 은환기를 연기했다. 은환기는 업계 1위 홍보 회사의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지극히 내성적인 탓에 함께 일하는 직원들조차 그의 얼굴을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인 존재다.
“설정상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드라마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예정보다 살이 훨씬 빠졌어요. 스트레스 받은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은 연기에 집중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은환기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어요. 그 고민은 저를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인물일까, 내가 어떤 인물이었을까에 대해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일반적인 내성적인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근데 그것만 보이면 캐릭터가 너무 재미없게 보일 것 같았어요. 너무 단편적으로 보일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살짝 혼란스러웠어요. 이 고민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불현 듯 은환기라는 캐릭터가 보이는 찰나가 있었어요. 그때 나 다움을 굳이 찾을 필요가 있는가, 찾지만 나 다움에서 비롯된게 아닐 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 나와의 공통점을 배제하고 매력을 찾기 시작했어요. 거기서부터 생각의 자유가 펼쳐졌던 것 같아요.”
“오히려 내성적이라고 해서 말이 없고, 생각이 없거나 하는게 아니고 남들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배려와 마음이 더 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 초반에는 캐릭터가 극명하고 극대화되서 보여야하는 부분이 있어서 현장에서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어요. 많이 가두려고 하고, 끊임없이 ‘은환기 다워야 해. 은환기 스럽게. 은환기는 이래야 해’ 하는 강박에 시달렸어요. 그게 좀 답답했어요. 주연배우로서 그러면 안되지만 현장에서 말도 잘 안했어요. 배우들과 같이 어울리고 으쌰으쌰 해야 하는데,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스스로 은환기 적인 모습에 도취돼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조금 받았던 것 같아요.”
기존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보였던 남자주인공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미지였지만 ‘내보스’에서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고요하고 섬세하며 마치 유령처럼 인기척 없이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등 극도로 내성적인 인물을 그려냈다.
“어렵게 다가왔어요. 로코는 색이 알록달록 한데 거기에 은환기라는 검은색이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근데 또 너무 뭘 하려고하면 더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오히려 리액션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게 더 은환기 다운 색을 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어요. 굳이 뭐 하려고 하기 보단 상대 배우와 융화를 이뤄서 받는 연기, 받을 수 있는 연기에 대해 잘하고 거기서 로코의 색을 내자 하는 설정을 잡았어요. 그리고 은환기가 혼자 있을 때, 혼자 춤을 출 때, 술에 취한다거나, 키스를 한다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로코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려 노력했어요.”
연우진은 내성적인 인물의 내면 뿐만 아니라 외면에서 디테일을 살리려 노력했다. 그가 매일 입고 나왔던 검은색 후드티는 매회 감정, 상황 등에 따라 미세하게 변화했다.
“후드티는 여러벌 준비했어요(웃음). 그게 단순해 보이지만 후드티의 디테일이 컸어요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