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2 드라마 '김과장'에서 배우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이준호(27)는 배우이기 전에 그룹 2PM의 멤버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부침을 겪을 때도 2008년 데뷔한 2PM은 굳건히 활동했다. 지난 6일 만난 이준호는 2월 콘서트 중 추락사고를 당해 팔꿈치가 골절된 준케이(본명 김민준·29) 근황을 전했다. "재활 중이고 많이 좋아졌어요. 형이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하죠. 다행히 상태가 좋아졌어요."
여섯 남자가 모인 2PM은 최근 입대 시기가 화제가 됐다. 옥택연(29)이 올여름께 입대할 뜻을 밝혀서다. "저희는 재작년에 얘기를 다 끝냈어요. 남자로서 군대로 잠시 떠나는 건 당연하죠. 2PM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멤버들의 입대일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시간이 흘러도 끝까지 2PM 활동을 이어간다고 했다.
2006년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 서바이벌'에서 6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1위를 차지한 이준호는 번번이 데뷔조에 들지 못하면서 슬럼프도 겪었다. 그럴수록 연습에 매진했지만, 과했던 게 문제였다. 성대결절로 퇴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어머니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 '애를 지켜봐 달라'고 하셨더라고요. (박)진영이 형도 '어머니 아니었으면 네가 없었을 거라고 하죠. 17살 때였는데 그때부터 눈칫밥이란 걸 알게 됐고, 더 악착같이 했습니다."
'김과장'에서 '먹소(먹보 소시오패스)'인 서율을 연기한 이준호는 "서율이 배고프게 먹는 게 이해가 됐다"고 했다. 서른 명 남짓 연습생이 한정된 연습실을 사용하기 위해 치열했던 기억 때문이었다. "밥을 빨리 먹다가 혀를 깨물기도 하고, 위염도 걸렸죠. 모두 고생했어요. 그때 갈망하던 것들이 서율에게도 있었던 거 같았죠."
가까스로 2PM으로 데뷔했지만, 눈에 띄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다른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할 때도 이준호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대표님이 너무 조바심내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았죠. 부러움보다는 멤버들을 응원했어요." 이준호는 숨죽이고 기회를 기다렸고, '연기'라는 세상 안에서 이제야 능력을 틔울 수 있었다. "오래 숙성되다 보니 '기회가 올 때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듯합니다."
이준호는 노래와 연기 모두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기할 때와 노래할 때의 재미가 정말 달라요. 어느 하나를 선택할지 모를 정도죠." 2PM으로 산전수전을 겪어 쌓인 내공에 내려놓는 법까지 알게 된 덕분이다.
'김과장'으로 탄력을 받은 이준호는 작품 수를 늘리길 바랐다. 올해 목표는 일단 더 적극적으로 배우 활동을 하는 것이다. "1년에 한 작품씩 했는데, 더 활발하게 배우 활동을 하고 싶어요. 그동안 분수에 맞지 않게 멋진 작품들을 만나왔죠."
소속사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45)은 소속 가수들과 격 없이 지낸다고 잘 알려졌다. 이준호가 생각하는 박진영의 연기도 궁금했다. 조심스럽지만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갓세븐 진영이 앞서 진영이 형에 대해 '연기는 제가 조언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 걸 봤어요. '공기 반 소리 반'은 배웠지만, 연기는 제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정도는 아닐까요. 하하. 그래도 정극보단 코믹 연기를 정말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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