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렁이 오예설 |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자야 역을 못할 것 같았다. 연기 경험도 많이 없었고, 자야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에 처음에는 감독님에게 차라리 가해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씀 드리기도 했었다.”
오예설은 뇌성마비를 가진 홀아버지를 둔 인물과 그의 환경을 공감하고 이해하는데서 어려움을 겪었다. 인물의 전사들이 이해가 되지 않다보니 당연히 아빠를 느끼는 감정이나 처한 상황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없었다.
↑ 사진=지렁이 스틸 |
“감독님이 인물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이해해보라고 하셔서 대본을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 보니 자야라는 인물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영화를 찍으면서 학교 폭력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런 심각한 폭력들이 실제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친구들의 소식이 담긴 뉴스를 보곤 하는데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었다.”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연기 첫 발을 내딛은 그는 ‘지렁이’로 많은 경험을 했다. 학교 폭력 문제, 장애인 처우 문제 등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촬영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학교 폭력으로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와 감정을 십분 이해하게 됐다.
“인물을 이해하는 점에 있어서 직접 겪어본 게 아니라 힘들기도 했다. 학교 폭력에 관련한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연기적으로도 힘들고 수치스러운 게 컸던 것 같다. 이번 ‘지렁이’로 많은 걸 얻고 배우기도 했다. 캐릭터에 조금 더 편하고 쉽게 접근하는 법을 알았고, 대사를 어떻게 편하게 던져야하는지, 어떻게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마지막으로 오예설은 “학생들을 자녀도 둔 부모님은 자녀에게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좋겠다. 또 장애인분들은 ‘지렁이’를 통해 조금이라도 통쾌함을 얻고 힐링을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