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봄비가 메마른 땅을 적신 지난 17일 오후. SBS 'K팝스타6-더라스트찬스'에 참가했던 가수 샤넌을 만났다. 노란빛이 감도는 원피스는 올해 스무 살이 된 그의 새 출발을 알리는 듯했다.
"데뷔한 후 저만의 색깔을 잃어서 도전하게 됐어요. 'K팝스타6'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스스로도 발전했어요. 터닝 포인트가 됐죠." 연습생들 틈에서 데뷔한 가수로 'K팝스타6'에 도전해 부담도 컸을 법했지만, 오히려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었다.
샤넌은 2011년 SBS '스타킹'에서 '4단고음 소녀'로 얼굴을 알린 후 MBK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JTBC '히든싱어2' 아이유 편에서는 최종 라운드에 진출해 이목을 끌었고, 2014년 12월 싱글앨범 '새벽비'로 데뷔했다. 어엿한 3년차 가수였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K팝스타6'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팝스타6' 무대를 만들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했죠. 완벽해지려는 성격 탓에 넘지 못했던 한계를 넘은 듯해요." 데뷔한 가수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샤넌에게는 'K팝스타6' 모든 라운드가 위기이자 배움의 장이었다. 흐트러지지 않던 그는 캐스팅 오디션에서 박효신의 '숨'을 부르던 순간 눈물을 쏟아냈다.
"가사 하나하나를 생각하다 보니 공감이 됐죠. 제 감정과 비슷한 가사에 눈물이 났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진심을 느낀 게 오랜만이었죠. 감정이 콘트롤이 안돼서 아쉬웠습니다."
박진영은 이 무대를 본 뒤 "샤넌이 가장 풀기 힘든 문제다. 칭찬 받기 위해 쓴 시간이 많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감정을 싣지 못하고 곡의 완성도만 신경 썼다는 지적이었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낯선 심사평을 받았지만 샤넌은 좌절하지 않았다. 박진영 원곡의 '어머님이 누구니'로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이 곡이 잘 어울릴지 몰랐는데, 재밌더라고요. 예전의 자신감 있던 제 모습으로 돌아온 거 같았죠. 100점은 아니지만 90점 정도로 만족했습니다."
샤넌은 끝까지 솔로 가수로 경연에 참여했다. 퍼포먼스 가수로서 무대를 채워야 했고, 가창력도 발전해야 했다. 여러모로 힘든 과정이었다. "재밌는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았죠. 직업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짧은 준비에도 심사위원과 시청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경험은 그대로 자산이 됐다.
양현석 유희열 박진영 세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심사평은 'K팝스타'의 흥행 요소였다. 샤넌은 양현석과의 대화의 시간을 떠올렸다. "다음 앨범을 낼 때 대중에게 다가가는 게 아니라 대중이 다가오게끔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하라고 하셨죠. 제 다음 앨범은 샤넌다운 앨범이었으면 해요."
성장세를 보여줬던 샤넌은 결승을 바로 앞에 두고 탈락했다. 우승까지 바라봤지만 쓰디쓴 결과였다. "톱4까지 올라간 것도 충격이었어요. 가수로 데뷔해 기대가 높아 빨리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심사위원들의 조언 덕분에 많이 올라간 듯해요."
'K팝스타6'는 샤넌에게 완벽을 좇기보다는 가수로서 무대를 더 즐길 수 있는 발판이었다.
"긴장의 끝을 놓으면 대충하기 시작하는 거 같아서 자신에게 더 엄격했던 듯해요. 굳이 완벽하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고 느꼈죠. 그동안 대중에게 다가가는 앨범이 많았는데, 이제는 제가 공감하는 가사들이 담긴 음악들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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