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드라마 ‘파수꾼’이 22일 첫 방송된다. 화제성 면에서는 새로운 월화극 대전의 중심에서 다소 떨어진 듯한 모양새의 ‘파수꾼’이 지상파 3사 월화극 경쟁의 복병이 될 지 주목된다.
‘파수꾼’은 범죄로 사랑하는 이를 잃고 평범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버린 사람들이 모여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가가 잡지 못한 범인들을 잡는 파수꾼들의 활약과 이들이 서로 아픔을 치유하고 정의를 실현해가는 모습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MBC드라마극본 공모전에서 발굴된 참신한 극본이 ‘파수꾼’의 무기지만 범죄에 대한 사적 단죄, 나아가 정의 실현을 꿈꾼다는 소재 자체는 그간 다수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 왔던 소재다.
특히 현재 SBS에서 방영 중인 ‘귓속말’이나 ‘귓속말’ 이전 큰 인기를 모았던 ‘피고인’ 또한 억울함에 내몰린 주인공이 악의 무리에 대해 (결과적으로는 공권력의 힘을 조종하더라도) 사적으로 단죄하는 스토리를 쫀쫀하게 그려내 호평 받았거나 받고 있다.
하지만 ‘파수꾼’의 시선은 다소 다른 지점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연출자 역시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적복수를 상상하게 하느냐에 이 드라마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하며 “직접적으로 범죄자를 응징하거나 단죄하지 않고 해킹이나 CCTV 등을 통해 범죄가 드러나게끔 하는 방법적인 측면이 차별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극중 등장하는 이시영, 김영광, 김태훈, 김슬기, 키 등 파수꾼들의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활약에 주목해달라는 얘기다. 형사부터 검사, 해커, 히키코모리 등 서로 다른 개성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팀플레이를 예고하고 나섰다.
예고편을 통해 드러난 ‘파수꾼’의 초반 기선제압 포인트는 배우 이시영의 활약상이다. 극중 형사 역의 이시영은 달리는 자동차에도 직접 매달리는 등 남자들도 하기 힘든 고강도 액션을 소화해내며 볼거리를 더했다. 이뿐 아니라 딸을 잃은 엄마의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해내며 내면 연기적으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파수꾼’만의 독보적인 관전 포인트가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 경쟁작들의 막강한 존재감은 ‘파수꾼’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다. 일단 독보적인 시청률은 아니지만 현재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는 ‘귓속말’은 극 후반부에 접어들며 매 회 강렬하게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상황. ‘파수꾼’과 장르적으로, 또 소재 면에서 시청자가 중복되는 만큼 초반 ‘파수꾼’이 ‘귓속말’에 초반 기선 제압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날 동시 출격하는 KBS2 ‘쌈, 마이웨이’ 또한 ‘파수꾼’과는 시청 포인트 자체가 다르나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등 비교적 핫한 배우들이 뭉쳐 남사친-여사친을 소재로 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위로로 삼을만한 지점은 ‘귓속말’ 후발 주자인 ‘엽기적인 그녀’가 ‘파수꾼’과는 장르적으로 완벽하게 차별화된 드라마라는 점이다. ‘파수꾼’이 ‘엽기적인 그녀’의 재미나 완성도 여부와 관계없이 소재 면에서 승부수를 걸어볼만 한 시점은 어쩌면 ‘귓속말’ 종영 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파수꾼’이 5월 신규 월화극 경쟁 구도에서 짜릿한 스토리로 시원한 여름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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