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의 연기 혼과 이준익의 연출 혼이 만났다. 두 남자의 진정성 가득한 협업은 조선 청년 박열의 열렬한 애국‘혼’을 구현해낼 수 있을까.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는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제훈이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항일 운동을 펼친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로 분해 혼신의 연기를 펼친다.
이제훈은 이날 작품 선택 동기에 대해“이준익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받았다는 것 자체로 떨리고 영광스러웠다”며 운을 뗐다.
이준익 감독은 이에 “이거 오바야 오바”라며 수줍어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뿐”이라며 민망함을 감추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이 감독은“‘동주’에 이어 ‘박열’로 또 시대극을 하게 됐다. ‘동주’의 경우, 윤동주 시인을 누구나 알지만 박열은 많은 분들이 모른다. 나도 몰랐었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난다”고 했다.
그는 “예전 97년에 아나키스트라는 영화를 준비할 때 많은 자료책 안에서 이름 없는 독립 운동가를 알게 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박열이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 후 20년 만에 박열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돼 스스로도 기특하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동주’에서는 송몽규라는 인물이 새롭게 발견 됐다. 그거에 힘입어 박열이라는 인물도 우리가 잘 모르니까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열 뿐 아니라 기네코 후미코 라는 인물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영화를 찍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일본은 피해자 코스프레만 한다. 가해자로서 인정과 반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관동 대지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거에 대한 젊은 친구들에게 역사 의식을 가르치려는 꼰대 발언은 죄송하지만, 우리 영화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그의 새로운 뮤즈로 떠오른 최희서는 ‘동주’에 다시 한 번 이준익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최희서는 “'동주' 때가 마지막이겠거니 했는데 1년 만에 '박열'에 출연하게 돼 영광일
이어 “감독님의 말씀대로 '동주' 때 쿠미 역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게 됐다. 그녀는 일제 강점기에 맞선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의 연인이자 신념의 동지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시대극 ‘박열’은 6월 말 개봉한다.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