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늬 인터뷰 사진=옥영화 기자 |
이하늬는 최근 종영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장녹수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장녹수의 권력욕과 억척스러움을 강조했다면 ‘역적’ 속 이하늬는 장녹수가 왜 권력을 갖기 위해 노력했는지 이면을 다뤘고, 그의 슬픈 삶을 펼쳐냈다.
“장녹수라는 캐릭터가 살았던 것은 감독님과 작가님의 힘이 컸다. 멋진 대사를 써주셨고, 이것으로 연기할 수 있어 황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게 되는 대사를 써주신다. 마지막에 김춘수의 꽃 시처럼 ‘네가 예인으로 불러준 이후로 난 창기가 아니라 예인되었다’라는 대사가 있다. 제가 보면서도 감탄했다. 정신 차리면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은 말하지 않아도 배우가 원하는 장면을 반드시 연출해내셨다. (장녹수 역에) 다른 누가 들어왔어도 잘해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제가 함으로써 이하늬표 장녹수가 나왔던 것 같다. 혹평, 호평이든 100% 연연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제가 해내고 싶어 하는 것을 잘해내려고 했다.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집중했었던 것 같다.”
↑ 이하늬 인터뷰 사진=옥영화 기자 |
이하늬를 포함 채수빈, 김지석 등 ‘역적’에 출연한 배우들은 만족스러운 현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우들이 필요이상으로 감정을 쏟지 않게 만들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것. 이하늬 역시 자신이 장녹수를 위해 준비한 것 모두 쏟아낼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구춤도 4, 5개월 전부터 준비했었다. 탈춤도 준비했지만 못보여드려 아쉽다. 그래도 제가 준비한 것에 7, 80%는 다 보여드린 것 같다. 모든 역에는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그리고 싶은 게 있어도 배우가 준비하지 않으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흥타령은 처음 감독님과 미팅했을 때 이야기가 나온 부분이다. 녹수가 예인답게, 임금의 여자답게 죽을 때 부르는 노래다. 극적이고, 비극적이다. 이 장면은 저로서 많은 것을 내려놔야하는 씬이었다. 국악을 전공했기에 노래 잘하고 싶었다. 좋은 발성으로 노래하고 싶은데 씬의 감정을 살려야 했다. 여배우로서 다른 생각안하고 감정을 살리며 연기했다.”
↑ 이하늬 인터뷰 사진=옥영화 기자 |
이하늬는 6개월 동안 ‘역적’ 속 장녹수로 살았던 만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장녹수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한 여인의 처절한 삶을 이해하고자 했다.
“(장녹수의 삶이) 먹먹하다. 돌을 맞아 죽는 녹수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반기로 태어나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까지 드라마를 통해 그려졌다. 그 시절 성폭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아픔, ‘그때는 얼마나 심했을까’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녹수 자체도 자신을 예인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길동은 예인이
“장녹수는 내 인생캐릭터다. 인간 이하늬가 갖고 있는 재능을 녹인 작품이기도 했고, 인간이 고뇌할 수 있는 것을 깊이 있게 말한 캐릭터였다. 온 몸에 있는 기운과 에너지, 혹은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배우에게 축복이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