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가 SBS '불타는 청춘'에 출연하며 관심을 모은 가운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심경글을 남겼다.
서정희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금 전 '불타는 청춘' 제가 출연한 마지막 방송을 보신 분들도 계시고 안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다"며 "오랜만에 저는 탁 트인 자연에 나가서 제가 좋아하는 분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원없이 즐기며 정말 행복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서정희는 "3년 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오랜 시간 힘겹게 숨겨 왔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 버렸다. 정말 비참했다"며 "쉰다섯, 저는 이제야 비로소 편안하게 숨을 쉰다다. 이제야 진짜 제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그간 힘들었던 상황을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서정희는 자신이 쓴 에세이 책 '정희'와 함께, 쉰 다섯에 비로소 시작하는 자신의 인생을 응원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이하 서정희 심경글 전문
안녕하세요, 서정희입니다.
조금 전 '불타는 청춘' 제가 출연한 마지막 방송을 보신 분들도 계시고, 안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저는 탁 트인 자연에 나가서 제가 좋아하는 분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원없이 즐기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난 32년간 저는 열여덟 어린 나이에 했던 스스로의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를 쓰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살림의 여왕'이 되었고,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고 싶었습니다. 외롭고 힘든 시간을 골방에서 지냈고, 또 한편으로는 최고의 삶을 누려보려고 발버둥쳤습니다. 그것이 바로 거짓된 삶으로 보여지기도 했을 겁니다. 저의 이런 모습 때문에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렸다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3년 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오랜 시간 힘겹게 숨겨 왔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 버렸습니다. 정말 비참했습니다. 솔직히 죽고 싶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삶을 엉망으로 만든 과거의 저 자신을 미워하고,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을 원망하며 분노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힘든 시간동안 저를 다시 살게 해준 건, 소중한 저의 아이들, 저의 엄마였습니다. 저는 다시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들 덕분에 스스로에 대한 미움도, 타인에 대한 원망도 모두 털어버리고 이제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으니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저는 쉰이 훌쩍 넘어서야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제 마음속에는 '글쓰기' 라는 한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혼자 집에서 늘 써온 수많은 글과 그림을 모아 떨리는 손으로 출판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부족한 저의 글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고운 책으로 만들어 주신 덕분에 오늘, 이제 한 권의 책으로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정희'입니다. 쉰다섯, 저는 이제야 비로소 편안하게 숨을 쉽니다. 이제야 진짜 제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참 많은 것들이 처음입니다. 그래서인지 서툴고 보기에 불편하고 부족한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제가 봐도 불편 하니까요. 나이에 맞지 않는 저의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불편 하셨을까요. 제 딸 동주는 저에게 "엄마는 열여덟 살에 시간이 멈추어 버렸어"라고 합니다. 네, 어쩌면 제 삶은 지난 32년동안 멈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힘을 내어 시작 버튼을 다시 누르고 싶습니다.
이제 막 어둡고 깊은 터널을 나온 느낌입니다. 이제 제 앞에 환한 빛이 보입니다.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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