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녀’ 김옥빈 사진=김영구 기자 |
“시나리오를 받고 너무 좋았다. 요즘 영화판에서 여성 역할이 축소된 상태였는데 여성을 원톱으로 전면을 내세운 시나리오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 순간을 오래 전부터 기다려왔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잘 쓸 수 있는 재능인데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보여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다. 김옥빈은 숙희 역을 맡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액션을 선보였다.
“촬영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액션 합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 신들에 맞춰서 각기 다른 스타일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전문 스턴트가 아닌 배우들과 함께 합을 맞출 때면 너무 무서웠다. 또 연기할 때 액션 뿐만 아니라 감정을 끌고 가야했기 때문에 더 많이 긴장됐다. 서로 업된 상태에서 하다 보니 부상도 많이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부상을 방지하고 싶어서 리허설부터 상대배우와 충분히 익히고 촬영에 임했다.”
실제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인 김옥빈은 영화 촬영 2개월 전부터 매일 같이 액션스쿨에 출석도장을 찍으며 피나는 수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검, 단도부터 권총, 기관총, 저격총, 심지어 도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기들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내야 했기에 무기를 손에 익히고, 그에 따라 상대방과 합을 맞추는 기술까지 체득하기 위해 연습에 사활을 걸어야만 했다.
“액션스쿨에서 2개월가량 배웠다. 배운 게 아까워서 액션 작품을 몇 번 더들어왔으면 좋겠다(웃음). 다 써먹어야지 한번 하고 썩히는 게 너무 아깝다. 내가 어떻게 훈련을 했는데, 더 써먹고 싶다. 뭔들 못하겠나.”
김옥빈이 연기한 숙희는 어린 시절부터 고도의 훈련을 받고 최정예 킬러로 길러졌다. 하지만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후, 살기 위해 국가 비밀 조직의 요원이 돼 이름도 신분도 가짜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어마무시하게 죽이는 여자가 맑은 감성을 지닐 수 있을까 매칭이 안됐다. 관객 분들이 보고 몰입이 안 될까봐 걱정됐다. 그래서 다른 여성 액션 레퍼런스를 다 찾아보고 현실 베이스에서 판타지로 끌어올렸다. 액션자체가 판타지가 있으니, 어차피 허구라 리얼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구나 생
신선하고 강렬한 액션으로 계속해서 호평을 자아낸 ‘악녀’. 영화 속 중심이 됐던 김옥빈 역시 ‘악녀’만의 매력으로 “신선함”을 꼽았다. 그는 “‘악녀’는 강렬한 리얼 액션과 마치 내가 액션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한 시점의 신선한 앵글이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