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홀’ 김재중 사진=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
KBS2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연출 박만영, 유영은, 극본 이재곤, 제작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이하 ‘맨홀’)이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시선을 끌고 있는 가운데, 매회 변화하는 시간여행자 김재중의 다채로운 연기 변신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맨홀’은 하늘이 내린 갓백수 봉필(김재중 분)이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빡세고 버라이어티한 ‘필生필死’ 시간여행을 그린 ‘랜덤 타임슬립’ 코믹어드벤처로 스펙은 없지만 ‘똘기’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갓백수’ 봉필의 하드캐리 시간여행이 매 회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물들이고 있다.
매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봉필의 랜덤 시간여행과 복불복으로 바뀌는 현재가 흥미를 자극하며 ‘랜덤타임슬립’의 묘미를 제대로 선사하고 있다. 지난 방송 말미 갓백수도, 건달도 아닌 블랙슈트를 장착하고 현재로 강제 소환된 김재중의 모습이 기대감을 높였다. 하드캐리 열연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김재중의 무한변신 변천사를 짚어봤다.
2017년 현재의 봉필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핑계로 3년째 시간을 죽이고 있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갓백수’다. 스펙도 별 볼 일 없고 특별한 꿈도 없는 아들 봉필을 부모 봉달(주진모 분)과 끝순(김혜옥 분)도 포기한 상태. 그럼에도 28년 짝사랑 수진(유이 분)에 대한 마음만큼은 특별하다. 수진의 결혼 소식을 일주일 전에서야 알게 된 봉필은 절망에 휩싸인 뒤 수진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며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김재중은 막무가내일 때도 있지만 뜨거운 마음을 가진 봉필을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짠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과거 2007년 수진의 결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봉필은 밑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그간 감춰왔던 수진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봉필은 맨홀에 빠지면서 역대급 황당한 랜덤 타임슬립을 하게 됐다. 봉필이 떨어진 곳은 스타트가 느린 육상 꿈나무였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10년 전 교실에서 눈을 뜬 봉필은 데자뷰처럼 되풀이되는 상황에 당황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인생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봉필은 출입구에 있던 대형 유리를 깬 수진을 대신해 벌을 받는가 하면 수진에게 앞으로 벌어질 안 좋은 사고들을 예고해주며 다정한 면모를 드러냈다. 봉필이 어른스럽게 수진을 챙기는 과정들에서 김재중은 특유의 ‘오빠美’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과거로 돌아간 봉필은 또 엇갈린 타이밍으로 진심을 전하지 못한 채 현재로 소환하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현재 2017년 고등학교 시절 수진의 첫 키스를 빼앗고 무참히 차버린 교회 오빠와 싸움을 벌여 처절하게 패했던 봉필은 고교 시절로 타임슬립 후 이 흑역사를 지우고자 결심했다. 싸움의 레퍼토리를 이미 꿰고 있는 봉필에게 교회 오빠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봉필은 리벤지 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봉필은 현재로 강제 소환됐다. 맨홀의 타임슬립에는 법칙이 있다. 바로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뀐다는 것이다.
설욕전에서 승리를 거둔 봉필의 현재가 180도 달라지며 ‘랜덤 타임슬립’의 버라이어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7년, 현재로 돌아온 봉필은 더 이상 ‘갓백수’가 아니었다. 싸움에서 이긴 뒤 봉필은 학교짱을 넘어 지역구 건달로까지 이어지는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김재중은 갓백수 시절과 180도 다른 건들건들한 포즈에 화려한 용 문신까지 소화해내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자신을 협박하기 위해 수진을 납치한 보스 패거리와 일대 다 싸움을 벌여 시원한 승리를 거두는 장면에선 김재중의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연기가 빛을 발했다.
과거 2011년한 번의 시간여행을 마친 두 뒤죽박죽이 된 현재를 보고 봉필은 맨홀을 통한 타임슬립의 법칙을 몇 가지 알아내게 됐다. 이 가운데 하나는 맨홀을 타고 과거로 향할 수 있는 시간이 밤 12시라는 것이다. 과거의 행동으로 현재가 바뀐다는 점이다.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다시 맨홀을 타는 데 성공한 봉필이 떨어진 곳은 어느 해변가. 다시 한 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랜덤 타임슬립의 쫄깃한 재미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22살 청춘으로 돌아간 봉필은 맨홀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면 이전 시간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은 없었던 일처럼 리셋 됐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봉필이 해변가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교회 오빠에게 당당하게 맞섰다가 주먹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웃음 포인트였다. 이후 봉필은 과거 해변가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나 수진이 위험에 빠졌던 일을 떠올렸고, 당시 수진을 구했던 근육질 남성을 대신해 자신이 수진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김재중은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수진을 구하고 “내가 그랬지. 너한텐 아무 일 없을 거라고.”라고 말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감정선을 끌어올리며 설렘을 유발했다.
바뀐 현재, 2017년은 화염 속에서 수진을 구하고 입을 맞추기 직전 다시 현재로 소환 되어 맨홀에서 걸어 나온 봉필은 ‘갓백수’ 시절의 츄리닝도, 화려한 건달 패션도 아닌 블랙 슈트 패션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뀐다는 법칙에 따라, 봉필이 해변에서 수진을 구하는 변화를 만들어내며 현재에도 다시 한 번 변화가 생긴 것이다. 현재로 오기 직전 수진은 자신을 구해준 봉필에게 입을 맞추려 했던 상황이다. 백수도, 건달도 아닌 완벽한 슈
한편 ‘맨홀’ 5회는 오는 23일(수) 오후 10시에 KBS에서 방송된다
온라인 이슈팀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