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비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었다. B급 정서가 있는 캐릭터이지만 생명력이 있다고 봤다. 집안에서 2달 동안 고민했다."
배우 최민수는 지난달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중동 부호 백작을 맡은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작품을 앞둔 고민에 비례해 그는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그렸다.
최민수는 1970년대 후반 중동으로 건너가 성공해 보두안티아 공화국의 백작이 된 사이드 파드 알리 역을 맡았다. 모든 재산을 뺏길 위기에서 딸을 찾아야 하는 인물이다.
턱선까지 내려오는 수염과 멋들어진 정장에 지팡이는 최민수의 선 굵은 외모와 어울려 백작의 캐릭터를 표현했다. 과장된 표정과 몸짓은 타국에서 위기를 넘기고 부호가 된 백작을 구현했다.
거북할 수 있는 특징 강한 인물이 그대로 극에 녹아든 건 최민수의 연기 내공 때문이었고, 시청자들은 최민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민수의 '원맨쇼'가 가능했던 것은 그와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공이 컸다.
강예원은 시집살이하면서도 작가의 꿈을 잃지 않는 백작의 딸 이지영A로 등장했다. 강예원 최민수는 한집에 살며 속내를 감추고 부녀지간의 정을 나누며 '죽어야 사는 남자'의 큰 주제인 가족애를 전했다.
그동안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호평받았던 신성록은 이지영A의 철없는 남편 강호림으로 분했다. 백작 등 다른 캐릭터에게 치이면서도 마지막에는 아내를 지지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
이소연은 이지영B을 맡아 촬영 전 과감하게 단발로 변신했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가녀린 여인 외에도 커리어우먼까지 연기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민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죽어야 사는 남자'를 이끄는 활약을 펼쳤고, 배우들의 조용한 변신은 그의 뒤를 받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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