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1970년대 대구를 배경으로 한 여고생들의 이야기 '란제리 소녀시대'가 풋풋한 시절을 그리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이정희(보나 분)가 손진(여회현)에게 사랑을 느끼면서도 서울에서 전학 온 박혜준(채서진)에 향한 불안한 감정을 느꼈다.
이날 '란제리 소녀시대'는 젊은 시청자에게는 낯선 시대와 배경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정희는 독재자 같은 아버지와 아들밖에 모르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같은 날에 태어난 쌍둥이 오빠 때문에 우울한 학창시절을 겪었다. 당시 가부장적인 가정은 이정희에 집에 그대로 표현됐다.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담임 선생님은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빨갱이 자식들"이라며 혼을 냈고, 학생들은 제식 훈련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여고생들의 발랄한 모습은 지금과 같았다.
학생들은 옷을 갈아입는 시간에 서로의 속옷을 보며 부러워했고, 미팅에서 만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놨다. 이정희가 손진과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친구들은 웃음을 멈추지 못하며 그를 응원했다.
'란제리 소녀시대' 주연 배우들은 아직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아 새로웠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보다 이름값은 떨어졌으나 그만큼 신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래된 사진을 보는 듯한 카메라 연출도 운치를 더했다. 1970년대를 연상하게 하는 세트와 어울려 '첫사랑'의 아련함을 전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복고풍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8
그러나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지금은 어머니 세대가 된 여고생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란제리 소녀시대'는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고, 앞으로 작품만이 가진 감성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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