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효정 PD는 "멤버들이 절대적으로 믿어주고 불평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제공| tvN |
최근 끝난 tvN 예능 ’신서유기4’의 신효정 PD는 미뤄온 휴가를 다녀왔다. 병맛 웃음 가득한 프로그램을 이끄는 수장 중 한 명이니 뭔가 특별한 휴가였을 것 같은데 별다를 게 없단다. 다르다면 일할 때나 휴가 일 때나 그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일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다. 현실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프로다운 냄새로 가득하다.
신효정 PD는 "저희는 다들 저희가 정상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밖에서 봤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요즘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걸 찾아다니며 한 번씩 경험한다"는 말은 지극히 정상으로 들렸다. "편의점 가서 먹을 걸 왕창 사온다"고 한 것도 별다르지 않다. 하지만 "과자만 10만원 어치 사봤느냐?"고 묻는 신 PD에게서 장난기를 발견했다. 과자를 좋아한다기보다 과자로 무언가 재미난 게임을 하는 그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다음은 신효정 PD와 일문일답.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신서유기’는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더라. 생각 없이 빵빵 터트린다. 제작진도 방송 보며 웃나?
사실 똑같은 장면을 수십 번 본다. 방송이 나갈 때 쯤이면 다음 멘트가 무언지 우리끼리 흉내낼 정도다. 물론 시청자들이 ’레전드’라고 하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웃기다. 하지만 무덤덤 할 때도 있는 건 사실이다.
- 시즌4까지 사랑받았다. 앞으로도 사랑을 받을 것 같다.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인가.
어떤 큰 무언가 없이 잔잔하게 잘 가고 있는 것 같다(웃음). 시즌이 끝날 때쯤 다음 시즌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평가 같다. 특히 ’신서유기’는 마니아 층이 많다. 좋아하는 분들이 계시니 회사에서도 더 하라고 하는 것 같다.
- 이런 팬들의 사랑은 제작진의 공이 큰 걸까.
아무래도 멤버들 덕이다. 우리가 아무리 준비하고 계획해도 안 받아주거나 거북스러워하면 잘못되는 거다. 이것저것 다 따지면 못하는 프로그램인데 멤버들이 어느 순간부터 다 내려놓고 ’여기는 재미있게 놀다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삭발도 두 번이나 했는데 뒤끝이 없다. 아무리 YG 양현석 회장이 허락했다고 해도 실무 파트에 있는 분들은 뭐라고 할 법한데 아무 소리도 안 한다. 연기자도 믿어주고 소속사도 믿어준다. 우리도 최대한 재미있게 연출하고 편집하려 노력한다.
- 정말 모든 멤버가 조화로운 것 같다.
’1박2일’ 때부터 같이 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이 축이 돼 절대적으로 믿어준다. 새로 온 분도 안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사실 우리 입으로 ’우리 최고다’라고 할 수 없는데 그분들이 ’이 팀은 믿어도 돼’라는 말을 해준다. 무리가 될 법한 상황도 많은데 불평과 불만이 없다. 시청자들도 분위기 좋은 척하는 것과 진짜 좋은 건 먼저 간파한다. 시청자 눈이 제일 정확한데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 규현과 민호는 가수인데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웃기는데?
사실 규현은 시즌3 때 걱정했다고 하더라. 집에서 TV로 볼 때는 자기가 브레인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퀴즈를 못 맞히니 ’내가 여기서 뭘하는 걸까?’라는 멘붕이 왔다고 하더라. 그런데 방송 나온 걸 보고 전혀 신경 안 써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단다. 이번에는 ’어차피 군대 가고 2년 후면 잊혀질 테니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이었단다(웃음). 2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기대감이 있어서인지 부담 없어 하더라. 아, 방귀 소리는 물어 봤다. ’그거 진짜 제 방귀소리예요?’라고. 촬영 원본을 보여줘야 했다. 하하하.
- 제작진 입장에서는 연기자들의 희생이 고마울 것 같다. 그래도 이들을 이렇게 활용해도 되나 하는 걱정도 왠지 있을 것 같은데?
팬들이 봤을 때 상처받는 게 아닐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하기도 한다. 우리 프로그램만 하는 게 아니라 미래가 있는 아이들이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네가 규현이 팬인데 방귀 괜찮아?’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귀엽다’ ’나쁘지 않은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우리 판단은 팬들이 ’여기와서 멋진 걸 보여주기보다 좋아하는 스타가 진짜 웃겼으면 좋겠고, 게임을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인 것 같더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는 생각이기에 어느 순간부터 저희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특히 팬 반응을 신경 쓰면 프로그램이 산으로 갈 때가 있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위너가 아닌 송민호, 슈주 규현이 아닌 조규현으로서 좋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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