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랑, 가을…아이콘 아닌 `바비`가 들려주고픈 이야기

↑ 바비는 솔로앨범을 선보이게 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제공|YG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솔로 앨범 자체가 저에겐 너무나 큰, 좋은 기회예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 감사할 따름입니다.”
바비(22, 본명 김지원)가 돌아왔다. 아이콘이나 MOBB, 혹은 ‘괴물래퍼’도 아닌 그냥 뮤지션 바비(BOBBY)로 말이다.
바비는 데뷔 첫 솔로 앨범 ‘러브 앤드 폴(LOVE AND FALL)’ 발매 당일인 지난 14일 서울 서교동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솔로 데뷔 소감 및 앨범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바비 정규 1집 ‘러브 앤드 폴’은 오롯이 바비의 손을 거친 10곡으로 채워졌다. 그는 수록곡 전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자기만의 음악세계와 깊어진 감성, 음악적 성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미니앨범이 아니라 보여드리고 싶은 만큼 꽉 채워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는 바비는 “자작곡으로 꼭 다 채우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로만 앨범을 채우게 된 데 대한 기쁨도 숨기지 않았다.
앨범은 발매 직후 호평 일색이다. 그동안 못 봤던 바비의 새로운 진가를 느끼게 한다는 평이 다수다.
솔로 작업기의 출발점은 2년 전이다. “2015년 ‘런어웨이’를 썼고 그 이후 계속 즐기면서 취미처럼 곡을 써왔어요. (양현석) 회장님께 인정받고 싶어 끈질기게 올려드렸죠. 한 달에 적으면 한 곡, 많으면 서너 곡까지 계속해서 회장님을 귀찮게 해드려 정규 앨범을 내게 된 것 같습니다.”
바비는 “원래 칭찬을 잘 안 하시는 분이라 칭찬을 듣기가 어려운데, 사실 (칭찬을) 직접적으로 듣기보다는 앨범 자체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기회 주신 것 자체가 너무 큰 칭찬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양현석의 반응을 에둘러 전했다.
앨범은 ‘사랑해’와 ‘런어웨이’ 두 곡이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보여진다. ‘사랑해’는 긴 세월 함께한 남녀가 시간이라는 벽 앞에 무너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음악으로 녹인 곡. ’런어웨이’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꿈꿨을 일탈을 소재로 한 청량하면서도 강렬한 힙합 곡이다.
바비는 “‘사랑해’는 좀 더 대중에 가깝게 갈 수 있는 쉬운 노래기 때문에, ‘런어웨이’는 그냥 나를 위한 노래라서 더블 타이틀이 됐다. 사실 한 곡 한 곡 애정이 깊어 타이틀곡 선정이 어려웠는데 회장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고민하던 찰나에 (양현석이)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바비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기 전에 듣기 좋은 곡”에 대한 로망을 실현했다. 그는 “평소에는 내 곡이 자기 전에 듣기 좋은 곡은 아니지 않나. 늘 쿨하고 거칠고 터프한 느낌 보여드렸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감성적인 모습이나 로맨틱하거나 슬픈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센 곡들보다는 무드 있고 달달한 노래를 썼다”고 설명했다.
100% 만족이란 있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번 앨범은 ‘뮤지션’ 바비의 음악 여정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좋은 노래란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고, 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잖아요. 이번 앨범을 제작할 땐 그런 점에 좀 더 관점을 두고 제작했어요. 100% 만족하진 않지만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또 제가 추구해 온 것들과 닮은 것 같아 만족합니다.”
‘윈(WIN)’ B팀에서 출발해 아이콘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바비. 데뷔 직후 출전한 Mnet ‘쇼미더머니3’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괴물래퍼’라는 수식어까지 얻었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돌이켜보면, 가수로서 솔로 앨범을 정규로 낸다는 건 굉장히 큰 기회라 생각해요. (‘WIN’ 때를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까지 잘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죠. 만약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너 잘 될 거니까 진짜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여기까지 오는 단계에서 힘든 것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는데 그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물론 지금도 얼마 못 왔지만 지금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고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요 하하.”
작금의 여느 청춘도 사랑보단 직업이나 진로 고민이 선행하듯, 바비의 고민 역시 음악이다. “음악을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음악을 일적으로 하고 싶진 않아요. 죽을 때까지 즐기면서 하고 싶은데, 지금은 즐기고 있지만 나중에 그렇지 않게 되면 어떡하나 싶은 고민이 있죠.”
하지만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가 될 만한 음악을 내놓은 만큼, 바비 역시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자신의 음악을 들으며 위안을 얻는 건 어떨까 살며시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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