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아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콜린 퍼스”
비록 예상치 못한 의사소통상의 실수였다지만 비매너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내한 배우들을 보기 위해 대기 중인 관객들에게 주최 측은 진심을 담아, 최선의 친절을 베풀었을까.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실망감을, 불쾌감을 나타내는 관객들이 너무나도 많다. 팬들을 위한 행사는 팬들의 공분을 사며 결국 취소됐다.
‘킹스맨:골든 서클’(이하 킹스맨2·감독 매튜 본)의 주연배우 콜린 퍼스와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은 영화 홍보차 지난 19일과 20일 양일에 걸쳐 각각 내한했다.
그 시작을 알린 어제(20일),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두 차례의 온라인 토크쇼를 성공적으로 소화했지만 저녁께 뜻하지 않은 사고가 터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마치고 관객과의 무대 인사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커뮤니케이션 실수로 이 행사가 돌연 취소된 것.
수입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하 폭스) 측은 이와 관련 공식 SNS을 통해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정작 현장을 지키고 있던 관객들에 대한 대처가 깔끔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폭스 측은 이날 오후 “오늘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킹스맨2’ 배우 무대인사 취소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날 동시에 진행예정이었던 서울-부산간 극장 생중계가 이원 송출 문제로 15분 이상 지연됐다. 어렵게 화면이 연결돼 배우들이 생중계에 참여했으나 서울에서는 부산 측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출 관계자가 생중계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행사 상황을 전달하려던 관계자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해 배우들 인솔 관계자는 전체 행사 일정이 취소됐다고 판단해 배우들을 숙소로 이동시키는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게 당연지사. 배우들의 무대 인사를 대기하며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폭스 측의 뒤늦은 해명으로 어리둥절한 채 극장을 나서야 했다.
온라인을 통해 해당 해프닝 관련 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어제 무대인사 기다렸는데 태도가 너무 아니였다. 무대인사 시작 전 갑작스런 취소 통보하고 해명도 없이 불꺼버리고 영화틀어버려서 너무나 화났다. 몇 분들은 그냥 나갔다”고 했다. 또한 “영화 보는 내내 집중이 안되더라. 기분도 망쳤다. 어렵게 당첨 되서 갔던 건데 너무 실망스럽고 관계자 분들 태도에 다시 한 번 놀랬다”, “어제 하루 지방에서 올라 오신 분들도 계셨고, 다들 바쁜 시간 내서 배우들 보러 온 거 였는데 이건 다시 무대인사하는 거 아니면 그 어떤 보상도 안 될 듯. 몇 년을 기다린 내한인데”, “솔직히 할리우드 배우니까 그들한테 사과해야 된다는 둥 그건 사대주의 발상인거 같고 여기서 최대 피해자는 관객이 맞으니 관객한테 사과를 한 게 맞더”, “당첨 돼서 그날 일정을 모두 미루고 많은 걸 희생하고 간 건데. 그분들 양해구해서 다시 불러 주던가. 지방에서 오신 팬 분들 중엔 표값 60만 원 정도에 샀다는 분도 있더라”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킹스맨2’의 배우들을 눈앞에서 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자리한 관객들에게 최선의 매너를 보여주진 못한 듯 하다. 영화 상영을 시작하기 전에 취소하게 된 정확한 이유와 진심을 담은 사과를 먼저 해야 했
실수로 시작한 일이 실수로 끝났기 때문에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영국에서 한국까지 날아온 배우들이 덜 비난 받는, 그들을 기다렸던 한국 팬들이 덜 서운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외면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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