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비극에는 후회의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미리 안다면 막을 수 있을까?
사건의 순간을 미리 꿈으로 꾸고 비극을 멈추려고 애쓰는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의 힘은 미약하다. 조금 더 힘이 있는 검사가 여자 앞에 나타난다. 이웃집에 살게 된 두 사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은 어떻게 힘을 합쳐 사건들을 해결할까?
SBS 새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다. 누군가에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가 주인공이다. 극 중 이종석은 한강지검 형사3부 검사 정재찬 역을, 배수지는 꿈으로 앞날을 미리 보는 남홍주 역을 맡았다.
이종석은 22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박혜련 작가님과 두 작품('피노키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을 함께했다. 그 이유만으로 선택하기 충분했다"며 "3번째이니 다른 모습을 보여야 작가님에게 폐가 안 될 것 같아 달라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혜란 작가님과는 연기 외적인 것도 연락해 물어보기도 한다"며 "조수원 PD님과 더불어 인생의 멘토다. 무조건 적인 믿음이 있는 것 같다. 사전 제작 드라마를 완벽히 끌고갈 수 있는 작가님이라 믿음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 드라마에 종종 나온다. 선택에 따른 후회와 책임감 등이 나오는데 그 신을 찍고 나 인생에서 잘한 것은 작가님을 만난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한 수지는 전작 '함부로 애틋하게'와 'W'가 경쟁했던 것과 관련해 "이번에는 시청률 경재하지 않아도 되니 행복하게 촬영했다"며 "종석 오빠가 챙겨주고 리드해줬다. 호흡이 잘 맞은 것 같아 좋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행복해했다.
이종석은 "다들 알다시피 수지씨는 예쁘다"며 "멜로 하기에는 최고 컨디션으로 매순간 설레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게 훈훈했던 것 같다"고 좋아했다.
이종석은 또 "이번에는 코미디적인 부분이 많고, 흐트러진 모습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그동안 주인공으로 계속 멋지고 진지한 것, 톤도 가라앉은 연기가 많았는데 이번에 선배들과 하면서 조금 털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평소에 말하는 습관 자체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 대충 말하는 스타일인데 법정물은 대사 전달이 정확해야 하고 사건을 잘 읊어야 하기에 발음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변호사 이유범 역에 이상엽, 재찬의 직장 동료 신희민 역의 고성희, 중요 비밀을 간직한 한우탁 역의 정해인도 합류했다.
이상엽은 "극 중 감정을 담아 버럭하고 흥분하는 일이 많아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다음에도 찾아주시면 조금은 덜 어려운 인물로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고성희는 "법정 드라마가 처음"이라며 "전문직 자체가 처음이라, 나도 말하는 게 느리고 뒤를 흐리는 습관이 있더라. 아나운서를 가르쳐 준 선생님 만나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어두운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밝게, 검사라는 역할에 맞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의 '조커' 정해인은 "많은 걸 드러낼 수 없는 캐릭터"라며 "히어로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충환
'당잠사'에는 김원해 박진주 이기영 배해선 등도 힘을 실었다. 27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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