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엄청난 근육이 살아 움직인다. 윤계상은 내재한 악한의 끝까지 끌어올린다.
조폭을 일망타진하기에 충분해 보이는 '괴물' 마동석 덕분에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현실감이 산다. 다른 사람이 연기했으면 '슈퍼히어로'의 느낌이 들 것 같은데 마동석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윤계상의 악랄한 얼굴도 판타지 같으나 섬뜩하게 연기를 해냈기에 관객을 스크린에 몰입시킨다. 어느 정도 판타지일 것 같은 장첸(윤계상) 일당들의 악행들까지 현실감 높게 다가온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기에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 주는 매력이다.
마석도(마동석)는 구역 조폭들도 꼼짝 못 하는 강력반 15년 차 형사. 웬만한 조폭들은 모두 설설 기는데, 중국에서 건너온 장첸은 겁이 없다. 하긴 장첸의 첫 등장은 강렬하다. 도끼를 사정없이 휘두르고 사지 절단이 기본이다.
캐릭터의 장발 설정이 웃겨 보일 수도 있을 텐데 그가 풍기는 아우라 탓 웃음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귀신처럼 느껴지는 공포의 대상이다. 윤계상의 새로운 얼굴에 영화 보는 맛이 산다. 그의 똘마니 위성락(진선규)과 양태(김성규)도 마찬가지다.
마동석은 유쾌, 상쾌, 통쾌한 액션을 선보인다. 잔인하고 섬뜩한 이야기와 소재일 수도 있는 영화가 수위 조절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마동석의 공이 크다. 험난하고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터지는 대사들이 피식피식 웃음을 준다. 팔뚝의 근육이 거대해 팔꿈치 상처를 보지 못한다거나, 대결의 상대가 "혼자냐?"고 묻을 때 "그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다"라고 하는 식이다.
영화는 대단한 전개가 이어지진 않는다. 장첸이 약간 머리를 쓰긴 하는데 깊이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사로잡을 만하다.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경찰물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으나 결이 비슷한 듯 다르다. 그 중심에 마동석이 있다.
또 장첸 외에도 독사파 두목 역의 허성태, 이수파 두목 역의 박지환, 춘식이파 역의 조재환 등등 연기 잘하는 조연들의 활약이 영화의 단조로움을 탈피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디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는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으로 강조한 건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최근 중국 동포들을 그리는 방식의 문제가 지적되는 현실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기에 영리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121분. 청소년관람불가. 10월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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