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고막여친` 혜이니 & `틱장애` 민수, 편견에 맞선 `콩깍지`

↑ 뮤지션 민수와 가수 혜이니.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2013년 데뷔한 가수 혜이니는 꾸준한 활동을 통해 ‘고막여친’이란 수식어까지 얻었지만 여전히 독특한 음색 덕분에 대중의 호불호를 동시에 받고 있다. 그의 독특한 음색을 향한 러브콜도 많지만, ‘특이하다’는 평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것. 하지만 좌절하기보단 더 적극적으로 대중에 다가서고 있는 혜이니는 올 가을, 달콤한 음악을 들고 다시 한 번 대중의 마음에 노크한다.
24일 오후 서울 서교동 V홀에서 혜이니X민수 콜라보레이션 신곡 ‘콩깍지’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콩깍지’는 혜이니 소속사 웰메이드 예당이 선보이는 기획성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곡으로 사랑에 빠진 남녀의 솔직한 속마음을 대변하는 동화 같은 가사와 리드미컬하고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혜이니의 달달한 음색을 만난 일렉트로닉팝 스타일의 곡이다.
‘콩깍지’에서 혜이니와 호흡을 맞춘 파트너는 뮤지션 민수(이민수)다. 민수는 복합 음성 투렛증후군, 일명 틱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손담비, 틴탑, 소년공화국, 이선빈, 진지희 등 가수 및 배우의 보컬트레이너로 활동한 실력파로 혜이니의 긴 설득 끝에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됐다.
혜이니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민수는 “혜이니는 자체도 본인 스스로 목소리가 특이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점이 있더라. 하지만 내가 듣기에 혜이니의 목소리는 굉장히 독특하고, 혜이니 목소리에 맞는 걸 하면 훨씬 빛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혜이니가 생각하는 마이너스의 부분과,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마이너스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혜이니가 같이 음원을 준비해보지 않겠느냐 제안했다”며 “내가 나이도 있고 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혜이니가 끊임없이 설득해서 재미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 시작한 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가수 혜이니. 사진｜강영국 기자

혜이니는 “현 소속사로 회사를 옮기며 처음 보컬 선생님으로 만나게 됐다. 오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았다. 나는 자작곡을 음악적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부분이 힘든데, 오빠는 내가 만들어놓은 자작곡 스케치에 대한 편곡적인 시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혜이니는 또 “편견 없는 콜라보를 해보고 싶었다. 수많은 그룹들 사이에서 솔로로 무대에 서는 게 외롭기도 했고, 콜라보를 통해 힘을 얻고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이번 ‘콩깍지’도 서로에게 힘이 돼 만든 곡이라 애정이 많이 간다”고 덧붙였다.
‘콩깍지’는 혜이니가 1년 여 만에 내놓은 신곡이라는 점 외에 묻혀있던 뮤지션 민수를 대중 앞에 세우게 된 첫 시도이기도 하다. 이날 민수는 “기분이 이상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이런 활동도 처음이고, 내 목소리를 많은 분들 앞에서 들려드리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 긴장도 된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민수는 “틱 장애를 갖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게 어려운 점도 있었다. 20대 중반이나 30대 초반부터 그런 두려움이 다 사라졌다. 주위 친구들이 나를 봤을 때, 내가 틱을 해도 안 놀라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고 있으니 더 용기를 내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틱 장애아가 학교에 다니면 왕따 당하거나 차별 받는 게 있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이 음악 하고 노래 할 수 있다면, 나 같은 장애 가진 친구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것 하나만으로도 값어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수는 또 “앞으로 나를 어떻게 봐달라는 건 없다. 그냥 생각하시는 대로 나를 봐주시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오던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라 덧붙였다.

↑ 가수 민수. 사진｜강영국 기자

이날 쇼케이스에는 민수와 오랜 인연을 맺고 함께 작곡팀으로 활동 중인 틴탑 캡(본명 박민수)이 깜짝 등장, 민수의 정식데뷔를 응원했다. 캡은 “민수형을 처음 만난 건 9년 전이다. 틴탑 데뷔 전 보컬 선생님이었다. 니엘 형과 많이 혼나가며 배웠다”고 민수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보컬 스승’ 민수에 대해 캡은 “민수형은 데뷔하기엔 나이가 많이 있지만 항상 새로운 걸 찾는 사람이다. 시도하고, 찾고, 노력하는 형”이라 칭하며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혜이니의 각오도 남달랐다. 혜이니는 “1년 반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회사도 옮기고 음악 공부도 많이 했다. 새 회사에서 처음 내는 앨범이라 굉장히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지금부터 잘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킵 고잉”을 외쳤다.
특히 혜이니는 “데뷔 후 내 목소리를 사랑해주시는 분도 계셨지만 목소리를 싫어하시는 분도 있고 편견도 많았다.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노출될 수 있는 곳은 어디라도 노출되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혜이니와 민수가 호흡을 맞춘 ‘콩깍지’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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