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비" 11월 9일 개봉 |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채비’ 언론시사회에는 조영준 감독과 배우 고두심, 김성균, 유선 등이 참석했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배우 고두심과 김성균을 비롯해 유선, 박철민, 김희정, 신세경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첫 장편 데뷔인 조영준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조영준 감독은 ‘채비’ 연출 계기에 대해 “4~5년 전 쯤에 50세 지적장애 아들을 돌보는 80대 노모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다큐멘터리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마지막 영상편지를 남기는데, ‘그동안 너 덕분에 행복했고 재미있고, 심심한 적도 없었다’고 하셨다. 비관적이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머니의 눈빛에서 희망의 눈빛을 보고, 저 모자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채비" 고두심 김성균 유선 사진=옥영화 기자 |
지적 장애인 인규 역을 연기한 김성균은 “연기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혹시나 제가 지적장애 연기를 하는데, 실제 그분들에게 누가 될까봐 조심스러웠다. 영화적인 장면을 만들면서 단순히 웃기지만 말자는 고민을 담았다. 실제 그분들의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고, 복지관에 가서 실제로 만나고 많이 관찰했다”고 말했다.
고두심은 김성균과 모자(母子)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김성균이 하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상당히 다양한 것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돼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균과 옛날부터 호흡을 맞췄던 느낌이었다. 현장이 워낙 가족적인 분위기라 전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안들었다”고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영준 감독은 고두심, 김성균, 유선을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고두심에 대해 “애순은 강인하고 씩씩하지만 그 안에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여린 면모, 살고자 하는 욕망, 행복하고 싶은 욕심들이 다양하게 섞인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늘 봐왔던 선생님의 이미지에서 다양한 엄마를 볼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균은 여러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왔고, 지적장애인들의 특징이 여과없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즉흥적인 표현을 한다는 점이 있는데 김성균이 그런 부분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함께 하면 새로운 인규를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다”, “유선은 문경이란 캐릭터가 소외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캐릭터라 외적으로 보여지는 차가움, 공격적인 느낌과 동시에 그 안에 슬픔과 상처들이 잘 표현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영화 속 장면에 대해 “장례식장 장면에서 계속 웃고 있었어야 했다. 웃고 싶지 않은 마음인데 웃고 있어야하는 거라 그 부분에서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모습이 인규의 모습이고, 참아야 할 때 참아야 하는 심정이니까 그대로 가지고 갔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성균은 ‘채비’와 유사한 소재, 관계를 가진 영화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등을 연상시키는 점에 대해 “영화를 보면서 두 영화가 생각날 것 같았다. 그래서 되도록 두 영화를 다시 안 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주로 다큐멘터리를 봤고, 어린 아이들을 통해서 아이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고두심은 “영화를 하는 내내 지적 장애를 가진 엄마라 내가 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엄마 혼자 어디서 울거나 훌쩍거리는 것은 안된다는 마음으로 찍었다. 또 신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종교적인 문제까지 넘나들 정도로 여유가 있던 엄마도 아니었다. 어떤 실 하나를 잡아서 (삶을) 연장하고 싶었다. 자식을 아무리 채찍질해도 될 것 같지가 않은 기분에 내가 죽는 거에 대한 생각보다 저런 자식을 두고 눈을 감아야하는 입장이라 성당에서의 절절함이 그대로 표현된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끝으로 유선은 “제목을 보고 ‘엄청 슬픈 영화다’, ‘엄
‘채비’는 오는 11월 9일 개봉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