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복수자들’ 싱글맘 라미란의 ‘3개의 심장’이 시청자들의 맘을 3배 울렸다.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홍도(라미란). 언제나 웃는 얼굴과 호탕한 목소리로 복자클럽의 유쾌함을 담당하는 맏언니인 홍도가 우산남 승우(김사권) 앞에서 가슴에 묻어뒀던 쓸쓸함을 내보였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싱글맘 홍도는 두 아이를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무릎도 꿇은 수 있을 만큼 씩씩한 엄마다. 영업정지로 생선 한 마리 팔지 못한 날에도, 자식들 앞에서는 “오늘 완판해서 기분이 좋아서 한 번 차려봤어”라며 호기롭게 웃었다.
그러나 그 호쾌한 웃음 뒤에는 늦은 밤 홀로 앉아 “여보, 나 이정도면 열심히 살았지?”라고 혼잣말하며 “홍도야- 우지마라-”를 노래하는 쓸쓸한 여자가 숨어있다.
기간제 체육교사인 딸 희경(윤진솔)이 주길연(정영주)의 아들 정욱(신동우)로부터 희수(최규진)를 보호하려다 ‘폭력 교사’의 누명을 쓰게 된 날. 여느 때처럼 맥주 한 캔으로 하루의 고단함을 잊어보려던 홍도는 우연히 카페진상남(조희봉)으로부터 자신을 구해줬던 승우(김사권)를 만났다.
맥주 한 캔을 들고 와 마주앉은 승우가 안주로 사와 뜯어 건넨 문어 다리 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홍도는 “문어는 심장이 세 개래요”라고 말했다.
이어 홍도는 “나도 심장이 세 개쯤은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면서 쓸쓸하게 웃었다. “하나는 남편 죽었을 때 꺼졌고, 또 하나는 빚쟁이들이 빚 독촉할 때 꺼졌고, 나머지 하나는 우리 자식들 때문에 잘 지키고 있죠”라는 홍도의 자조에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두 아이의 엄마로 아등바등 고군분투했던 고단했던 삶이 담겨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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