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을 둘러싼 안방극장과 스크린 간 온도차가 극과 극이다. ‘츤데레’ 캐릭터에는 안성맞춤이지만 ‘악인’ 역할에는 썩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다. 과감한 도전도 좋지만, 아직은 좀 더 잘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는 편이 더 매력적일 듯하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블랙’을 통해 송승헌은 ‘가을동화’ 이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매회 호평을 받고 있다. 잘 생긴 외모를 똑똑하게 활용한 데다, 역대급 ‘츤데레’ 매력, 안정적인 연기력이 시너지를 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반면 악랄하고 잔인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어쩐지 어색함을 지울 수 없다. 아쉽게도 본성을 속일만큼의 연기 내공은 키우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주연을 맡은 조진웅을 비롯해 정만식 정진영 등은 묵직하고 울림 있는 연기로 작품의 의미를 더했지만 송승헌, 카메오 이선균에게는 혹평이 쏟아졌다.
특히 송승헌은 ‘감옥을 지옥으로 만든 소장’ 강형식 역을 맡아 주연급 조연으로 생애 첫 악역 도전에 나섰지만 다소 부자연스럽고 일차원적인 연기로 적잖은 실망감을 안겼다.
그동안의 선한 이미지, 부족한 내공이 발목을 잡았을까. 잔혹한 행동으로만 표현 될 수 없는 살 떨리게 악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데 한계를 드러내며 여타의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폭력적인 악역’으로 분량과 이름값에 비해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그 어느 때보다 변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송승헌이다. 진한 정통 멜로부터 액션과 코믹, 악인, 츤데레 매력까지 발산하며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다소 격한
앞으로 그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뿐만 아니라, 의외의 캐릭터 역시 짜릿한 반전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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