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민식은 영화 `침묵` 현장이 너무나 행복했다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인터뷰라서 괜히 하는 말이 아니고요, 정말 복 받은 현장이었어요. 그 동안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이런 행복감과 따뜻함을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참 고맙고 좋은 인연들이죠. 성품도 좋은데다 자신의 영역에서 ‘프로’인 친구들이 모여서, 그래요, 그곳의 그 공기가 너무나 좋았어요. 흥행과 관계없이 저는 꽤 오랜 기간 그리워할 겁니다. 분명히.”
배우 최민식(55)과 정지우 감독이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다시 만났다. 영화 ‘침묵’을 통해서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독 행복했던 것 같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현장이라고 확신한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연신 “진심으로 후배들에게 고맙게 여기고 있다”며 애착을 드러낸 그는 “앙상블, 즉 단체의 공동 작업이란 건 사실 (연기자에게) 굉장히 당연한 작업인데도 현장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불협화음이 있는 게 다반사다. 많은 작품에서 보았고, 경험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처럼 전 캐릭터와 모두 만나보는 경험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떤 경우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모두 만났죠. 마치 내가 우리 출연 배우들의 집을 찾아가 한 분 한 분 만나는 기분이랄까요? 게다가 고마운 건 누구 하나 문전박대 하지 않고 환하게 맞아주고 잘 대접해줬단 거예요. 어떤 요소든 하나라도 어긋나면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게 현장인데 단 한 순간도 그런 게 없었죠. 그런 면에서 흥행 성적에 관계없이 정말로 그리울 것 같아요.”
최민식은 극 중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재벌 총수 임태산으로 분해 가히 다채로운 연기의 끝을 보여준다. 그는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이걸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갈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말했다.
“법정 스릴러의 백미는 역시나 진범을 밝히는 재미인데 여기에 임태산의 휴머니즘을 짙게 입힌 것이 감독의 시선이었어요. 장르적인 매력보다도 드라마 자체에 더 집중했죠. 그리고 늦은 나이에 찾아온 진짜 사랑, 성숙하진 못했지만 절절한 부성, 난생 처음 겪는 고통으로 무너지는 한 남자의 마음, 그 심리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남 부러울 것 없는 한 남자의 처절한 참회와 자기반성. 그것이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였던 것.
“결국 연기는 내가 좋아야 해요. 되게 이기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의 취향은 항상 가변적이니까요. 그렇다고 무책임하고 싶지는 않아요.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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