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를 앞둔 이종현은 배우로서 활동폭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 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그룹 씨엔블루 이종현(27)은 음악 외에도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KBS2 '란제리 소녀시대'는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은 작품이다. 주인공은 아니었으나 배우로 한 단계 뛰어넘는 기회가 됐다. 첫 촬영을 앞두고는 고민도 많았다.
"음악을 하면서 드라마도 같이 하면 지금처럼 응원을 못 받을 것 같았죠. 둘을 함께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도 없었고요. 씨엔블루 멤버들이 격려해줬지만,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여러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제게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자각하고 신중해야죠."
가수 출신 배우들은 자주 혹평에 시달린다. 최근에는 흐름이 바뀌는 추세지만, 가수들의 연기력이 이따금 문제가 된다. 이종현을 향한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또한 저희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듣기를 원하지만, 아닐 때는 혼나기도 해야죠. 자세가 중요해요. 그만큼 연기에 대한 좋은 얘기를 들을 때는 짜릿하죠."
이종현은 "음악과 연기를 완전히 병행하고 있지는 못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씨엔블루 스케줄을 하면서 틈틈이 배우로 활동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음악과 드라마 영화가 '대중예술'이라는 점에서 이종현은 사명감이 있었다.
"음악이든, 연기든, 글이든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연구하고, 위로하면서 공감하죠. 뿌리가 같은 셈이에요. 무대가 편해지면서 여유가 생겨 나오는 멋이 있는데, 반면 20대 초반에 뜨겁던 열정이 식어간다는 불안 때문에 힘들기도 했죠."
"촬영장에서 선후배들에게 '언제 떨리냐'고 물어봤죠. 배우분들은 '지금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그 감정 때문에 연기하는 듯해요. 리딩할 때 심장이 뛰는 거죠. 몸은 힘들지언정 기회가 주어지면 감당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이종현은 "어린 나이에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당시에는 얼마나 큰 것인지 모른 채 지나갔다"고 아쉬워했다. 30대를 앞두고 지나간 날들이 떠올랐고, 어깨가 처지기도 했다. 씨엔블루로 수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지만, 바쁘게만 지낸 탓이다. 다시 마음의 불을 지핀 건 연기였고, 그제야 30대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옆에 있는 씨엔블루 멤버들에게 고맙죠. 이 친구들이 하는 걸 보지 못했다면 이 만큼 성숙했을까 싶어요. 정말 어른스러운 친구들이면서도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죠. '같이 어른스러워지고 있구나'라고 느껴요. 제가 좋은 사람이 된다면 남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직업을 가졌으니 중요한 거죠."
"사랑이 1순위여야 한다"고 강조한 이종현은 사랑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좋은 사람과 남자는 다르다면서 자신은 좋은 남자인지는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좋은 남자가 되는 과정을 통해서 그 차이를 메우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 되길 원하지만 언제나 후회가 남더라고요. 28년 동안 실패한 게 연애죠(웃음). 사랑을 통해 배운 건 내가 잘하면 잘할수록 되돌아온다는 거예요. 좋은 남자의 조건이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고, 공감하는 남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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