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찬, 짙은 개성이 다양성 영화의 매력이라면, 수습불가의 의욕으로 조잡스러우면서도 속이 텅 빈 장편 드라마로 완성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딱히 기대를 하지 않아도 실망감이 몰려오니,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 14일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일단 (이야기의 탄탄함으로) 절반은 얻고 들어간다는 사극인데다, 신예 정해인 김지훈 조재윤 이원종 홍수아까지 기존의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라인업으로 작지만 강한 영화를 기대케 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그저 뒷심이 부족한 흔한 드라마로 완성되고야 말았다.
드라마의 경험이 풍부한 감독답게, 인물들의 등장은 나쁘지 않다. 특히 이인좌로 분한 김지훈은 카리스마 넘치는 첫 등장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기대 이상의 액션과 파격적인 변신으로 그간의 ‘꽃미남’ 이미지를 제대로 탈피한다.
데뷔 1년 만에 스크린 데뷔작에서 주연을 꿰찬 정해인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무난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꾼’ 조재윤은 어영청 5인방의 고수 도만철로 분해, 가히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주목하게 만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다만 예상치 못한 홍수아의 등장은 반가움을 자아내지만, 다소 인위적인 비주얼과 부정확한 발음 기대 이하의 연기력으로 썩 조화롭게 녹아들진 못한다.
감독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 부재를 꼽으며 이번 영화를 기획, 역사적 사실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제시했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결과는 102분짜리 흔한 장편 사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11월 23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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