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종영을 앞둔 '고백부부'에는 '부부'와 더불어 '부모'라는 키워드가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2 금토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마진주(장나라 분) 최반도(손호준)는 이혼하게 된 계기가 마진주 어머니 고은숙(김미경)의 죽음부터 쌓인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날 마진주는 최반도가 고등학생과 싸워 경찰서에 가는 바람에 어머니의 임종을 보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했다. 최반도는 마진주와 장모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애써 밝은 모습을 보였으나 마진주는 자신과 슬픔을 나누지 않는 최반도와 멀어졌다.
두 사람은 스무살로 타임슬립한 뒤에야 당시 일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마진주 최반도는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 줄 것이라고 믿었으나 결국 부부 사이에 불화가 생긴 원인이 됐다.
'고백부부'는 2주 연속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대 중반 남녀가 시간 여행을 통해 청춘으로 돌아가 결혼한 어른의 시선에서 청춘을 바라보며 재미와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신입생인 마진주 최반도가 서로를 '아저씨,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 외에도 '고백부부'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마진주가 가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다. 마진주는 어머니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정성껏 어머니와 추억을 만들었고,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마진주 최반도 중간에는 언제나 '어머니'와 '장모'가 있었다. 부부가 됐지만, 관계를 갈라놓는 계기가 된 존재다. 부부라는 관계에는 방점이 찍히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고은숙은 마진주 최반도의 과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억 뒤편으로 묻어놨던 어머니 혹은 장모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이다. 마진주 최반도는 이를 통해 부부 사이에 있었던 오해의 불씨를 찾은 뒤 점차 관계를 회복했다.
마진주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고, 최반도가 자신 때문에 마진주가 마주하는 상황으로 극을 끌고 나가는 건 '고백부부'가 원작 웹툰 '한번 더 해요'와 다른 지점이다. 원작을 각색한 작가는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감정을 정확하게 건드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부모의 존재가 커질수록 나이에 상관없이 자식의 입장도 확연해진다. 이 관계에는 '부부'라는 또 다른 어른의 세계가 개입할 가능성이 좁아진다. 자식은 부모가 굳건히 있어야 그 관계가 안정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모의 부재는 불완전한 자식의 위치를 내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성으로 호평받는 '고백부부'가 영악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모 자식의 애정은 작품 흥행에 도움이 된 것은 맞지만, 부모에 대한 죄의식을 반복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고백부부'가 무조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듯하다.
이날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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