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은정은 5년만의 지상파 드라마 `별별며느리`가 "행운이었다"라고 말했다. 제공|MBK엔터테인먼트 |
“5년 만의 지상파 드라마 입성이었어요. 음… 통장으로 비유하면 새로 적금 든 듯한 느낌이랄까요?”
가수 겸 배우 함은정은 인터뷰 내내 ‘럭키했다’는 단어를 입에 달고 있었다. 스스로 느끼기에 행운의 여신이 함께한 2017년 한 해는, 데뷔 후 어느 해보다 특별했단다.
지난 14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별별며느리’로 5개월 넘는 긴 시간 흐트러짐 없는 호흡을 보여주며 시청자에 신뢰를 준 함은정은 이달 말 개봉하는 영화 ‘실종2’를 통해선 스릴러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연말까지 쉴 틈 없는 일정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별별며느리’ 종영 소감을 묻자 그는 “20회가 줄어들어 너무 아쉬웠다”고 말문을 열며 드라마를 통해 느낀 다양한 소회를 쉬지 않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6개월이란 긴 시간이고, 100회 이상의 작품이니까 지칠 수도 있으니 호흡을 잘 이끌고 가야 될 것이라 말씀해주셨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100회까지 찍었는데도 지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역배우 출신 경력을 살려 걸그룹 티아라로 데뷔한 초반부터 연기 활동을 병행한 함은정이지만 ‘별별며느리’는 남다른 작품이었다. 멤버간 불화 논란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갖게 된 긴 공백. 2012년 방영된 JTBC ‘인수대비’ 이후 함은정은 약 5년간 사실상 필모그래피에 쉼표를 찍었다. 기약 없는 긴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만난 작품이 바로 ‘별별며느리’였다.
“솔직히 제안이 들어왔을 때, 안 믿었어요. 지상파 드라마로는 5년도 넘었고, 특히 MBC는 처음이기도 했고요.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죠.”
하지만 ‘별별며느리’ 속 황은별은 감독이 콕 집은, 함은정의 캐릭터였다. 모처럼의 작품이라 남다른 감회도 있었지만 그는 “언제나 그렇듯 잘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이 컸다”고 말을 이었다.
“각오라기보다는, 하다 보니 느낀 건데, 잘 해야 된다는 부담감 있잖아요. 그것에 발목 잡힐 때가 있었어요. 가령 슬프게 우는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그 감정이 오지 않았는데, 비슷한 감정이라도 어디선가 끌어내서 오케이 받아내는. 그런 것이라도 해야 하는 게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 하면서는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이전 작품에서 그런 연기가 1~2% 정도 있었다면 이번엔 진짜 0%였죠. 그런 점에서 저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 함은정은 `별별며느리`가 연기자로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의미를 뒀다. 사진|스타투데이 DB |
“아직 갈 길이 멀죠. 물론 연기에 있어서 테크닉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진정성에 대해 저 스스로 제대로 느끼기 시작했죠. 예전엔 순발력을 요하는 시간들을 보냈다면, 이번엔 좀 더 본질을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좀 색다른 작업이었던 것 같고, 앞으로 더 잘 닦아 나갈 수 있게 된 기회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극중 황은별은 가족들에게 차별 받는 천덕꾸러기 딸이었다. 함은정은 “실제 내가 자라온 환경과 정반대의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다”고 은별 캐릭터를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저는 집에서 사랑 받고 자란 사람이었는데 자라온 환경이 정반대인 친구를 연기하다 보니, 처음엔 사실 자매가 싸우는 것도 이해가 안 됐고 엄마가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죠. 하지만 금별(이주연 분)과의 싸움은, 하다 보니 혈연이니까 가능한 거구나 싶더라구요. 가족이라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던 관계 속에서 조금 등한시하거나 가볍게 하게 되는 것 때문에 상처가 생긴다는 걸, 연기하면서 알게 됐어요. 특히 엄마와의 관계가 기억에 남았어요. 진짜 사랑하는데, 그 위에 얇게 막이 씌워져 뿌연 것 같은 느낌이었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을 툭툭거리거나 묵묵히 표현하는 연기를 할 땐 좀 슬프기도 했어요.”
엄마 역할의 김청을 비롯해, 김영옥, 문희경 등 대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보낸 5개월은 함은정에게 엄청난 배움의 시간이었다. “같이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분들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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