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태연(본명 김태연)의 3중 추돌사고가 '특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태연은 28일 오후 7시 40분께 서울 강남 논현동 도로를 주행하던 중 앞서 가던 택시의 후면을 추돌했고. 그 충격으로 택시가 바로 앞 차량과 부딪히는 3중 추돌사고를 냈다.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될 전망이지만 사고 조치 과정에서 발생한 구급대원들의 일부 대처가 '특혜 논란'으로 둔갑하며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사고 피해자 A씨는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 "가해자가 유명 여자 아이돌이라는 이유인지, 가해자 먼저 태워서 병원 가려고 피해자들더러 기다리라고 했다"면서 “구급대원들 중 한 명은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글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사고 목격자 B씨와 당시 차량 견인기사 C씨는 자신이 목격한 사고 당시 태연의 모습을 알렸다. 두 사람의 공통된 목격담은 구급차가 왔을 당시 태연은 구급차를 타지도, 근처에도 가지 않았으며 바로 매니저 차량을 탑승해 이동했다는 것.
하지만 당시 사고 택시에 함께 타고 있던 피해자 D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남기고 사고 당시 후처리 과정에서 구급대원과 경찰로부터 겪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공개하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D씨는 "구급대원과 경찰들이 도착한 후에 아무도 저희와 택시기사 아저씨를 신경쓰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택시기사 아저씨만 오히려 본인이 가슴에서 피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희를 챙기셨다. 현장에 계신 그 누구도 택시기사분 케어 안 하고 있었단 점도 나중에 우리를 분노하게 했다", "오히려 가해자 차량 주위에 다수의 사람들이 가해자분을 케어하고 무언가를 계속 물어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글의 백미는 구급대원의 특혜가 의심되는 정황 설명이다. D씨는 "저희는 몸이 아파 엠블란스에 타고 싶었는데 택시 기사분께서, 지속해서 소방관분들과 경찰분들에게 손님들만이라도 엠블란스에 태워달라 요청해 주셨다. 동료는 택시기사분 엠블란스에 타셔야 할 것 같다고 구급대원께 얘기했다. 하지만 구급대원이 '제일 뒷차 계신 분(가해자) 먼저 태워야 해요. 다음 엠블란스 오니 그거 타시라고 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구급대원이 다시 그 말씀 하신 대원분께 '제일 뒷 차량 분과 이 두 분, 총 3명이 타고 가나요?'라고 물어봤을때도, '아니 맨 뒷차량 탑승자 혼자 갈거야'라고 대답하셨다. 이때까지도 저는 '가해자가 정말 많이 다쳤나?'라고 생각했고, 나중에 가해자가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에 '어라? 많이 다친게 아니면 뭐지?'라고, 사실 무슨 상황인지 잘 파악이 안 됐다"고 떠올렸다.
D씨는 이어 "제일 화가 나는 건 저희와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그 누구도 먼저 '어디가 아프냐? 엠블란스 타시라'라고 물어보지 않았고 신경도 안썼다는 점"이라며 "오히려 택시아저씨가 본인이 다치신 상황에서도 손님들(저희) 엠블란스에 태우고 병원에 데려가야한다고 수차례 이야기 했는데 묵살 당했다. 관할 소방서에서 해명기사 올리셨던데 가해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해서 먼저 돌봤다고 하셨다. 저희는 사고 후 약 10-20여분을 밖에 방치되어 있었다. 그 누구도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없었다"고 분노했다.
구급대원 입장에선 피해자도, 가해자도 동일한 응급 환자이며 구조해야 할 대상이다. 견인차주 C씨에 따르면 태연은 당시 운전석 쪽 에어백이 다 터지면서 가슴 통증과 연기로 인한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던 상태. 가해자인 태연에 대한 조치도 진행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D씨의 증언처럼 사고 피해자로 부상을 입고도 구급대원의 케어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었으며, 혼자 구급차를 타게 하는 특혜의 주인공이 됐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다. 결과적으로 태연이 구급차를 탑승한 것은 아니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벌어진 구급대원의 행동은 일반의 시선에서 그 스스로 특혜를 줬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해당 글에 따르면 박수진의 경우 부부 외에는 출입이 금지된 중환자실에 조부모가 출입, 면회를 했으며 매니저가 중환자실 간호사들에게 도넛을 주는 등 위생관리에 부주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박수진은 "당시 생각이 짧았으며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특별한 대우를 받은 데 대해 인정하며 사과했다. 반면 병원 측은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의료진 판단 하에 조부모 면회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연예인 특혜 논란을 거듭 부인했다.
하지만 박수진에게 병원이 제공한 조부모 면회 및 수유를 위한 친정어머니의 중환자실 입실은 보통의 산모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누가 봐도 특별한 혜택이었기에 병원 측 해명으로 인한 누리꾼의 공분이 커졌다.
태연의 사례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태연은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았지만 구급차를 단독으로, 그것도 타 부상자들보다 먼저 이용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려 '했던' 정황이 일반의 눈에 포착된 만큼, 특혜가 아니라 주장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태연이 직접 이같은 대우를 요청한 게 아니라는 점에선 차이가 있다. 오히려 태연은, 구급차 아닌 프라이빗이 보장된 매니저의 차량을 이용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랬기 때문에 사고 이후 불거진 지금의 논란이 더 당혹스러울 터. 다수의 눈이 보고 있는 현장에서의 구급대원의 '배려'가 오히려 야속할 지 모를 일이다.
태연과 박수진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 아닌 교훈은 '대민(對民) 공공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누군가를 향한 불필요한 배려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 배려는 불필요한 수준을 넘어 하지 않았어야 할 배려다. 연예인도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편 태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상대 차량 운전자 및 승객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며,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태연은 교통 사고에 대한 조치 후 귀가해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다친 곳은 없는 상태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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