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가 데뷔 15년을 기념한 컴백을 맞아 특별한 컴백쇼를 준비했다.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아티스트' 비에 대한 일각의 의문을 싹 가시게 한 컴백쇼였다.
비는 3일 KBS2 컴백쇼 '2017 레인 이즈 백(2017 Rain is BACK)'을 통해 지난 15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15년, 아니 그 이상을 의미하는 인생 2막의 시작을 알렸다.
'컴백쇼'에서 비는 신곡 '깡'을 비롯해 '힙송', '태양을 피하는 방법', '아임 커밍', '잇츠 레이닝' 등 다수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명불허전의 실력을 입증했다. 이와 더불어 가장이자 아빠로서, 인간 정지훈으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속내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데뷔 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독보적인 솔로 가수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15년의 시간이 언제나 꽃길이었던 건 아니었다. 정식 데뷔에 앞선 그룹 실패, 데뷔곡 '나쁜남자'에 대한 저조한 반응 등 시작부터 그의 발목을 잡은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비는 "벼랑 끝에 떨어지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후속곡 '안녕이란 말 대신'으로 1위를 했고 포기하지 않으면 내게도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4년 KBS 가요대상을 받았을 당시다. 비는 "당시 너무 많이 울었다. 죽을 때까지 마음 속에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부러 독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게 내가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했다. 뭔가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무게감들이 많이 힘들었다"고도 토로했다.
비를 발굴해 솔로로 데뷔시킨 프로듀서 박진영은 그때의 비 눈빛을 떠올리며 "굶어죽기 직전의 사자 같았다"고 회상했다. 박진영은 "자존심은 굉장히 강한데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안 풀리고 또 세상이 자기를 잘 몰라주니까 반갑과 그 시니컬해진 느낌과 하지만 절대로 또 자기 자존심은 포기할 수 없고 아주 복합적인 눈빛이었다"고 술회했다.
십수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 비에게 남은 건, 더욱 견고해진 실력과 프로정신, 인간으로서 찾은 여유 그리고 새로운 가족이다. 또 장동건, 송승헌, 김재욱 등 지인들이 밝힌대로 비 아닌 인간 정지훈의 매력으로도 대중에 어필하고, 통하고 있다.
'컴백쇼' 말미 비는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가족을 얻었고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느낌
비의 신곡 '깡'은 온라인 음원차트 진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가 지난 15년간 흘려 온 피, 땀, 눈물은 차트 성적으로 치환할 수 없음이 자명하게 드러난 '컴백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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