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보그맘`에서 최고봉 역을 열연한 배우 양동근. 제공|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
가수 겸 배우 양동근(38)은 거친 정글과도 같은 연예계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양동근만이 지닌 독보적인 캐릭터와 그에 걸맞는 엔터테이너로서의 끼를 바탕으로 가수로서 또 배우로서 성공가도를 달렸던 그는, 한편으로는 4차원, 혹은 불친절한 캐릭터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동근은 "양동근이니까" 이해가 되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그랬던 양동근이 달라졌다. 그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180도" 달라졌다. 데뷔 후 보내온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렇다 할 공백은 없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엔 드라마, 영화, 예능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작품, 장르에서 전방위 활약하고 있다.
올해도 MBC 드라마 ’미씽나인’, ’보그맘’과 KBS2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를 만난 양동근. 세 아이를 둔 가장의 무게란 그런 것이었다.
양동근은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생계형 배우"라 칭하며 결혼 전과 달라진 현재의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했다.
양동근은 "다작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며칠 전 만난 대리운전 아저씨가 원래 자영업 하시는데 고등학생 아들이 ’아빠, 학원 가야겠어’라고 말해서 저녁에 대리운전 하러 나오셨다더라"며 "나 역시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을 하겠다는 마음보다도, 우리 가족을 위해 해야지 하다 보니 많은 활동을 하게 된 것"이라 말했다.
양동근은 "사실 그렇게 많이 한 줄 몰랐다. 정신없이 하다 보니 다작 한 것"이라며 "가장으로서 부양하고 있다 보니 일이 끊기는 기간이 생기면 정말 힘들다. 일이 빨리, 바로 들어올까 항상 두렵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때문에 항상 살얼음판 걷는 기분으로, 외줄타기 하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덧붙였다.
최근 종영한 MBC 예능드라마 ’보그맘’ 역시 신선한 장르, 캐릭터 및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부분 등 다양한 배경으로 택한 작품이었지만 극을 소화하는 과정에선 괴리감도 분명 있었다고도 했다. 특히 그가 꼽은 대목은 로봇과 실제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었다.
양동근은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건 생각 못 했다. 사실 공감이 안 됐지만 대본에 주어진 만큼 준비해서 했다"면서도 "예전엔 공감이 안 가면 잘 소화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내려놨다. 생계형 배우가 된 것"이라 말했다.
"사실 결혼 전엔 몰랐어요. 생계형 배우의 위대함을. ’보그맘’을 통해 배웠죠. 저 또한 배우로서 일을 하는 가치관 자체가 달라졌어요. 옛날엔 예술가랍시고 작품을 했다면, 이젠 생계를 위해서도 작품을 하는 것으로. 완전히 입장이 바뀐 거죠. 새삼 (생계형) 배우 선생님들의 모습에 감탄이 나왔죠. 이렇게 연기하시면서 생계를 꾸려가셨겠구나 하고요."
그러면서 양동근은 "예전처럼 (예술을 추구하며) 하지 못 해 아쉽다기보다는, 이게 너무 크고 귀하다. 오히려 지금 이렇게 선배들이 가셨던 길을 따라 걸으며 알아가는 것. 그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그 의미가 배우로서 더 큰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그맘’은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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