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씽나인’ ‘병원선’ ‘20세기 소년소녀’ 포스터 사진=MBC |
◇ 사극의 명가다운 높은 작품성...‘역적’ ‘군주’ ‘왕은 사랑한다’
사극의 명가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상반기 라인업이었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이어 ‘군주 가면의 주인’ ‘왕은 사랑한다’까지 사극을 통해 다양한 스토리를 전달하며, MBC의 사극을 진가를 펼쳤다.
‘역적’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이 더해진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명품 사극’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군주’는 유승호의 섬세한 연기력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눈물부터 액션, 로맨스까지 소화해내며,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이끄는 힘을 발산했다. 또한 허준호, 박철민, 김명수, 김선경 등 조연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을 더했다.
‘왕은 사랑한다’는 윤아, 임시완, 홍종현과 극 중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이 한 몫 했다. ‘왕은 사랑한다’는 임시완, 임윤아, 홍종현 등 젊은 배우들이 이끄는 사극으로 기존 사극과 차별점을 두었고, 배우들의 시너지가 발휘되어 빛을 본 작품이다.
◇ ‘자체발광 오피스’ ‘파수꾼’ ‘죽어야 사는 남자’ ‘투깝스’ ‘로봇이 아니야’...다채로운 이야기
올해는 유독 MBC 드라마는 다채로운 소재들이 많았다. 아랍 부호의 이야기, 로봇, 빙의 등과 같은 독특한 이야기, 청춘, 사회 시스템에 대한 반란 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작품도 많이 등장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청춘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을 자극했다. 주연인 고아성이 청춘들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거나 때론 사이다 한 방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일로만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스토리라인이 부족하다는 평이지만 오피스극으로 청춘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던 좋은 시도였다.
‘파수꾼’도 기득권층의 유리한 부당한 현실을 다루며, 사회적인 문제를 다뤄 공감을 자아냈다. 이시영의 화려한 액션과 김영광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시너지를 내며, 호평 받았다.
↑ ‘자체발광 오피스’ ‘투깝스’ ‘로봇이 아니야’ ‘죽어야 사는 남자’=MBC |
‘죽어야 사는 남자’는 중독 석유재벌 백작(최민수 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기에 많은 관심과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독특한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고, 드라마 소재의 범위를 넓혔다. 이외에도 극 중간에는 백작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독백을 넣어 독특한 연출을 선보였다.
MBC 파업 종료 이후 선보인 ‘투깝스’는 빙의를 주 소재로 다룬다. 뺀질한 사기꾼 영혼이 무단침입한 정의감 있는 강력계 형사와 까칠 발칙한 여기자가 펼치는 판타지 수사 로맨스 드라마다. 조정석은 형사 차동탁과 차동탁 몸에 공수찬이 빙의되는 모습, 1인 2역을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러나 여자 주인공 혜리가 기자와 맞지 않은 이미지와 발음 문제를 지적 받으며 연기 논란에 휩싸여 아쉬움을 남긴다.
예능 드라마 ‘보그맘’과 지난 6일 첫 방송된 ‘로봇이 아니야’는 로봇을 주소재로 삼았다. 두 드라마는 로봇을 주 소재로 최첨단 시대에 걸맞은 인간의 삶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해프닝이 극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최근 종영된 ‘보그맘’은 잔잔한 재미와 감동으로 호평 받았다. 하지만 ‘로봇이 아니야’는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씽나인’ ‘병원선’ ‘20세기 소년소녀’
그러나 방영 전 신선한 소재와 새로운 시각으로 화제된 ‘미씽나인’은 기대와 달리 혹평받았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신선한 이야기와 함께 퀄리티 높은 연출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회가 거듭할수록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함께 최태호(최태준 분)의 명분 없는 살인이 계속되면서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병원선’도 하지원의 하드캐리한 연기로 초반 몰입도를 선사했으나 마지막 회 1회를 앞두고 암 설정이라는 극단적인 전개를 펼쳐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마지막 회는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을 자아냈다. 이에 드라마에 출연한 이서원은 초반부터 암에 대한 복선이 깔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눈치 채지 못했고, 복선은 관계자들만의 비밀로 남겨졌다.
MBC 총파업의 피해를 직격타로 맞은 ‘20세기 소년소녀’은 호평을 받았음에도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아쉬운 마무미를 지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두 차례 첫 방송 일자가 늦춰진 것과 더불어 편성의 변동이 심했다. 방송 마지막 회쯤에는 MBC가 지난 11월20일부터 11월23일까지 연속 편성을 예고하며, 월화극이 일일극으로 마칠 뻔했으나 무산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투깝스’의 방송 일정을 맞춰야만 했던 MBC는 ‘20세기 소년소녀’ 방송 시간을 본방송이 진행했던 오후 10시가 아닌 오후 8시50분으로 변경하며, 마지막까지 이도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 ‘불어라 미풍아’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당신은 너무합니다’ ‘도둑놈 도둑님’ ‘밥상 차리는 남자’ ‘돈꽃’=MBC |
◇ 주말극 파격 편성+막장 드라마...‘불어라 미풍아’ ‘도둑놈 도둑님’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당신은 너무합니다’
.‘불어라 미풍아’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가족 힐링극을 내세웠지만 출생의 비밀, 유산 싸움, 형제들의 자식 바꿔치기, 자살 시도, 복수 등의 이야기로 자극적인 전개, 막장 드라마와 다를 바 없는 스토리를 이어왔다. 고구마 전개를 이어오다 종영에 다가와서야 급하게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도둑놈 도둑님’ ‘당신은 너무합니다’도 마찬가지였다. 자극적인 소재는 물론,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로 혹평을 받았다. ‘도둑놈 도둑님’은 깊은 감정이 필요한 장면임에도 한, 두 장면으로 압축해서 보여주거나 복수 과정을 지나치게 질질 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극 초반 여주인공이 바뀌는 사태가 발생됐다. 주인공 정해당 역의 구혜선이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한 후 장희진이 급하게 투입된 것. 다행히 장희진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 무리는 없었다. 무엇보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도 막장 스토리에서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재벌가 입성하기 위한 악행, 불륜, 납치 등 극단적인 전개로 막장드라마라는 평을 피할 수 없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유지나(엄정화 분)과 정해당(장희진 분)의 대립 구도는 적어지고, 급 전개된 미스터리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파업 후 MBC는 주말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