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 예능 연말결산 사진=tvN |
이를 유지하고자 기획됐던 시즌제는 신선한 재미보단 익숙함에서 오는 지루함을 안겼다. 특히 넘쳐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에 피로도가 극에 달한 대중들은 그대로 외면했다. 다소 부족했던 뒷심으로 어느 때보다 아쉬운 마무리를 보였다.
◇ 시즌제의 연장선, 재미보단 익숙함
올 상반기 tvN 예능 프로그램은 ‘힐링’ 테마가 주를 이뤘다. 먹방과 여행 콘셉트에 자극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고, 그 중심에는 나영석 PD가 자리했다. 나영석 PD는 올해만 10여편의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게다가 그가 내놓은 ‘신혼일기’ ‘신서유기’ ‘윤식당’ ‘알쓸신잡’ ‘삼시세끼’ 등은 모두 흥행을 맛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그러나 시즌1에 힘입어 탄생된 시즌제는 그다지 큰 흥행을 일으키지 못했다. 전편의 연장선에 불과한 시즌제에 시청자는 점차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안재현·구혜선 부부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신혼일기’는 동화 속 주인공을 예상케했던 것과 달리 어느 부부와 다를 것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 호평을 자아냈다.
‘신혼일기2’는 ‘가족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덧붙여 시즌1과 색깔을 달리했고, 장윤주·정승민 부부 편과 오상진·김소영 부부 편으로 나눠서 방송됐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기대를 가지고 시청했던 이들은 예상과 다른 지루함에 채널을 돌렸다. 시즌1에서 주는 화제성이나 특별한 볼거리가 없었다는 평이다. 또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다소 꾸며진 듯한 일상으로 시즌1와 다른 결과를 보이며 씁쓸하게 퇴장했다.
2014년부터 시작해 무려 7편의 시리즈를 만든 ‘삼시세끼’는 본연의 색을 잃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를 농촌과 어촌에서 식재료를 구해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자연을 배경으로 한 경관에 개성 넘치는 요리까지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삼시세끼-바다목장 편’은 출연진이 아닌 매 회 등장하는 게스트에 초점이 맞춰졌고, 힘겹게 재료를 구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준비한 것으로 요리하며 ‘삼시세끼’만의 재미가 반감됐다는 평을 받았다.
탄탄한 마니아층의 ‘신서유기’의 외전으로 만들어진 ‘꽃보다 청춘 위너’편 역시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일명 ‘송가락 사건’으로 큰 화제를 몰며 탄생됐던 ‘꽃보다 청춘 위너’는 첫 방송 3.4%의 시청률이 무색하게 마지막회는 1.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그러나 ‘신서유기’의 또 다른 외전 ‘강식당’이 ‘윤식당’과는 또 다른 재미 포인트를 찾아 높은 화제성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 과연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나영석PD의 건재함을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 케이블 예능 연말결산 사진=Mnet |
◇ 스타 등용문, 숨은 인재 찾기
올해 화제성 1위는 단연 Mnet ‘프로듀스 101’이다. 특히 보이그룹을 만든 시즌2는 어마어마한 신드롬을 일으켰고, 프로젝트 그룹으로 탄생된 워너원은 단숨에 스타반열에 올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연습생들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방에 맺어진 셈이다.
시즌1에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김세정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반면 부족한 실력으로 연습생들과 격차를 벌였던 김소혜는 마치 성장 드라마를 쓰듯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I.O.I 멤버로 합류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시즌2에서는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그룹들이 여럿 등장했다. 그 중 대표적인 좋은 예로 뉴이스트가 있다. 2012년 데뷔해 주목 한 번 받지 못했던 이들이 프로그램 출연 후 데뷔 5년 만에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뒤를 이어 등장한 ‘아이돌 학교’는 ‘프로듀스 101’ 따라 하기 실패작의 대표적인 예다. 완성된 실력을 갖추지 않았어도 걸그룹 데뷔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서바이벌이 아닌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아슬아슬했다. 입학식부터 기초실력 평가까지 고단한 하루를 보낸 학생들은 풀 메이크업을 한 채 잠자리에 들어 보는 이들을 황당하게 했다. 또한 ‘아이돌학교’ 측은 학생들이 모두 ‘일반인’이라고 말했지만, ‘프로듀스 101’ 출신 이혜인을 비롯해 방송활동 경험과 아이돌 트레이닝을 받아왔던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 프로그램 취지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 결과가 고스란히 시청률로 나타났다. 첫 방송 시청률 2.3%의 기록을 유지하지 못했고, 결국 0%대를 찍어 무관심 속에 초라한 막을 내렸다.
이러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의미를 달리한 숨은 인재 찾기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강호동이 MC로 나선 ‘수상한 가수’는 인지도가 부족해 인정받지 못한 진짜 가수들을 위해 스타들의 인지도와 함께 무대에 설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탄생됐다. 이를 통해 많은 가수들이 재발견됐고, 실시간 검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화제의 미스터리 싱어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특히 쏟아지는 숨은 실력자들의 등장과 더불어 이들을 맞추기 위한 추리와 반전의 묘미가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8개국에 포맷이 판매된 상황이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