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칠남녀’ 사진=EBS ‘까칠남녀’ |
EBS(사장 장해랑)는 6일 “오는 19일 종영 예정이었던 ‘까칠남녀’를 5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조기 종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BS ‘까칠남녀’는 지난 1월 패널 중 은하선 작가 겸 성 칼럼니스트를 개인적인 결격 사유를 들어 법률 검토를 통해 출연 정지를 결정한 제작 CP의 행동에, 다른 고정 출연자들이 출연을 거부하며 방송 녹화가 취소됐었다.
EBS는 “남은 방송의 정상화를 위하여 출연진을 설득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내지 못하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까칠남녀’는 안타깝게도 5일까지만 방송된다”라고 조기 종영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EBS는 “계획한 대로 방송을 마치지는 못하지만,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 역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고자 했던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그동안 이루었던 일련의 성과가 덮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신장을 위한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까칠남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부작으로 성 소수자 특집을 방송했다가 학부모를 주축으로 한 일부 시민단체가 방송 내용이 부적합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후 패널인 은하선까지 하차되면서 일이 불거졌다.
다음은 ‘까칠남녀’ 측 공식입장 전문
‘까칠남녀’는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성 혐오에 의한 범죄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성 역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자는 기획 의도로 지난해에 편성되었습니다.
방송법이 규정한 바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상대적 소수자와 이익 실현이 힘든 계층의 이익이 반영되도록’ 살피는 것은 공영방송의 중요한 공적 책무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EBS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그들을 배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도록 힘써 왔습니다.
한 사회의 성숙도는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습니다. EBS는 소수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우리 공동체를 보다 성숙한 사회로 이끌 것이라고 믿습니다. ‘까칠남녀’는 이러한 범주 안에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까칠남녀’ 제작진은 공동체 유지의 기본 덕목인 ‘인권 존중’과 ‘다름의 존중’의 가치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려 했습니다. ‘까칠남녀’처럼 다양한 신념과 가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신념과 가치체계에 따라 이해하는 방식과 수용의 폭이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까칠남녀’는 최소한의 접점을 찾아내서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던 내용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적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때로는 시청자의 과분한 격려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날 선 질책을 받기도 하면서 ‘까칠남녀’는 이제 1년여의 방송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지난 1월 12일 담당 CP는 특정 출연자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법률 검토를 통하여 출연 정지를 결정하였습니다. 출연자의 하차 후 다른 고정 출연자들이 동반 하차를 결정하였습니다. 제작진은 남은 방송의 정상화를 위하여 출연진을 설득하고,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까칠남녀’는 안타깝게도 2월 5일까지만 방송됩니다.
‘까칠남녀’가 계획한 대로 방송을 마치지는 못하지만,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 역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고자 했던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그동안 이루었던 일련의 성과가 덮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EBS에게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회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습니다. EBS는 끊임없이 이 숙제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시청자 여러분이 주신 다양한 의견을 방송에서 수렴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신장하는 역할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EBS에게 기대하는 시대정신에 맞는 사명을 충실히 다할 수 있도록 시청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EBS는 우리 사회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공동체가 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