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다. 아무리 음악 영화라지만 그 뿌리는 ‘영화’이거늘, 한베 합작이라는 낯선 환경만으로도 영화의 완성도에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 도전의식이 과했다는 느낌이다.
래퍼 산이와 걸그룹 다이아의 멤버 정채연의 스크린 데뷔작 ‘라라’는 작곡가 지필(산이 분)이 헤어진 여자친구 윤희(정채연 분)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간 베트남에서 작곡가를 꿈꾸는 미(치푸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음악 영화의 특성상 음악의 강점을 살리려다 보면 스토리는 다소 단순화 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해외 합작이라는 점에서 낯선 정서의 화합을 위한 톤 조절도 필수, 여주는 신예 배우(정채연)와 해외 배우(치푸)가 캐스팅 돼 이미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주마저 래퍼 산이라니, 그야말로 과유불급이다.
‘베트남 김태희’라고 불리는 대세 여배우 치푸는 극 중 꿈속에서 윤희의 존재를 반복적으로 접한 뒤 알 수 없는 멜로디에 빠져 이를 피아노로 연주해 SNS에 올렸다가, 지필과 운명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미’로 분해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 세 배우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남주 산이의 경우는 과하다. 이번 영화의 OST를 직접 부른 산이는, 자신의 곡인 ‘불행했음 좋겠다’를 재해석 해 랩으로도 참여했다. 그의 곡은 영화의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지만 연기의 경우는 많이 아쉽다.
기쁨과 슬픔, 행복 등 다양한 감정 표현에 있어 모두가 일차원적인 데다 비주얼 적으로도 과도하게 힘을 줘 다소 부자연스럽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 강한데, 두 여배우에 남주인 산이까지 너무 표면적인 것을 강조하다 보니 이야기는 매끄럽지 못한 채 비주얼 적으로도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사 중간 중간에 튀어나오는 어색한 어투와 랩퍼 특유의 음율 또한 몰입을 깨는 부분이다.
판타지 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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