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돈꽃'에서 나모현 역을 열연한 배우 박세영. 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
“’돈꽃’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에요. 이런 작품 다시 만나기 정말 힘들거예요. 저로선 복에 겨운 작품이었죠.”
MBC 주말 특별기획 ‘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였다.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동안 침체됐던 MBC 주말극을 살린 ‘혁혁공신’이다. 종영 후에도 ‘돈꽃’이 남긴 잔향은 상당하다.
드라마의 여운이 아직 가시기 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나모현 역의 박세영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돈꽃’은 다른 주말드라마들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대본을 받아 들 때마다 든 생각은 ‘미드 같은데?’ 였죠. 매 주 일요일 대본 리딩을 하면서도 새롭고 신선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실제 ‘돈꽃’은 블랙코미디적인 장치를 곳곳에 넣어뒀다. 쉽게 예상 가능한 전개 속에서도 디테일하게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장면들이 적지 않았던 것. 박세영은 나모현이 스스로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나 정말란(이미숙 분)이 아들 장부천(장승조 분)의 뺨을 때리지 않고 귀를 잡아당기고 머리채를 쥐어잡는 장면 등을 예로 들며 “우리의 상상을 깨주는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돈꽃’은 상상 그 이상의 작품이었고, 표현하는 입장에서도 즐거운 작품이었어요. 작품 하는 내내 신나고 즐거웠어요. 우리가 시청자가 된 것 마냥 다음 회 대본이 빨리 나오길 기다렸고, 배우들이 느낀 걸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박세영은 "다시 만나기 힘들 작품"이라며 `돈꽃`에 애정을 보였다. 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
막장적 소재에 대해 박세영은 “본인 욕심을 위해 살인 등의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막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렇게 따지면 ‘돈꽃’에도 그런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면에 갖고 있는 욕심, 욕망을 드라마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극적인 표현으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세영이 맡았던 극중 나모현은 운명 같은 사랑과 평범한 삶을 꿈꾸는 여자지만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없을 정도로 모진 풍파에 휘말리는 인물. 장부천(장승조 분)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 모든 게 강필주(장혁 분)에 의해 조작됐다는 걸 알고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장부천이 혼외자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충격으로 유산까지 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아버지가 시조부로부터 자살을 종용 받아 목숨을 끊고, 곧바로 이혼을 강요 받는다. 이것도 모자라 시모 정말란(이미숙 분) 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한 나모현은 결국 청아가(家)에 맞서게 된다.
“나모현이란 캐릭터가 가장 좋았던 건, 제 생각대로 삶을 개척해 간다는 점이였어요. 남자 주인공에만 의지해 민폐 여주인공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나모현은 개척하는 인생을 사는 캐릭터였죠. 그렇다고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바르고 때 묻지 않은 매력이 있죠.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고 어떤 일이 생겨도 남 탓을 하지 않는 모습이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들과 달라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 박세영은 삶을 개척하는 `돈꽃` 나모현 캐릭터가 좋았다고 말했다. 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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