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예진, 소지섭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스크린에 컴백한 손예진은 소지섭과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 이후 17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했다. 지난 시간의 길이만큼이나 깊어진 연기력을 자랑하는 만큼,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앙상블은 극의 퀄리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에서 드러나는, 시작되는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는 관객들에게 그 자신들의 옛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면. 이는 해당 장면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과거신이 시나리오상으로 정말 재미있었는데, 현장에선 더 재미있게 하려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처음 영화 보러 간 극장에서 손을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장면이라던가. 요즘 아이들은 그런 과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웃음), 예전 풋풋했던 어린 시절, 학창시절이 떠올라서 좋았어요. (소)지섭오빠와 그런 얘기도 했어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설레는 감정을 찍어본 것 자체가 오랜만이라고요. 감독님도, 현장 스태프분들도 다들 모니터 보시면서 각자의 과거 사랑들을 얘기했던 에피소드가 있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우진과 수아가 첫 데이트 장소에서 만나는 장면을 꼽았다. “사실 시나리오 보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었어요. 수아가 먼저 도착했는데, 보자마자 어색하니까 우진이 ‘내가 늦게 온 거 아니야 네가 일찍 온 거지’라고 말하는데, 그 장면부터 웃기더라고요. 우진과 수아라는 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난 장면이고, 대놓고 웃긴 게 아니라 간질간질하면서 웃긴 게 좋았어요.”
영화 속 수아와 우진은 풋풋한 연애 감정을 지나 현실 부부가 돼 한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된다. 현실에서 미혼인 손예진으로서 ‘기혼’ 캐릭터를 처음 해본 것은 아니지만 현실감 있는 엄마로 설정된 만큼 손예진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엄마 역할이 특별히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우리 영화 속 지환이 정도면, 내가 결혼해서 충분히 낳았을법한 나이의 아이니까 현실적으로 봐주시겠구나 싶었죠. 직접 아이를 낳고 키워본 배우와는 다르겠지만 친언니가 조카를 키우는 모습도 보고 해서, 엄마 설정이 어색해보이는 데 대한 걱정은 사실 안 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현실엄마’ 캐릭터를 경험한 그는 “엄마라는 존재가 집안에서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는구나 싶었다”고 놀라워했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엄마 없는 빈자리가 이렇게 크고 (아이는 엄마를) 이렇게 그리워하는구나 싶어 울컥하고 짠했어요. 내가 만약 엄마가 된다면,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거구나 싶기도 했고요. 연애하는 감정과는 전혀 다르더군요.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손예진은 “아이를 두고 죽는 건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가늠 자체가 안 된다. 그것 만큼 가슴 찢어지는 일이 있을까 싶다”며 막연한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극중 아들인 “지환이가 하는 모든 게 다 짠하고 슬펐다”는 손예진은 “남겨진 사람을 위해 떠나갈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극중 수아와 실제 손예진의 싱크로율을 묻자 “비슷한 점이 많다”며 반색했다. “조카랑 놀아줄 때 그렇거든요. 둘 다 남자애들인데, 제가 다 이겨서 조카에게 실망감을 주죠(웃음). 져주는 법은 없어요. 저는 좀 터프하게 놀아주는 이모인 것 같아요. 요가 할 때도 어려운 자세 하면서 놀아주거든요. 수아의 말투랑 실제 제 말투도 비슷한 것 같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포스터.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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