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티` 김남주는 완벽한 스타일로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 `미스티` 스틸컷 |
“고혜란 덕분에 진정 행복한 인생에 대해 깊게 깨달았죠. 사실 저와 닮은 부분도 많고, 앞만 보고 달려올 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기에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랬어요. 하지만 결국 너무도 불행하게 끝나버렸죠. 매순간 가장 중요한 것들을 잊고 지내왔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에 만족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인터뷰①에 이어)알고 보니 완벽한 싱크로율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남주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로 불릴 ‘미스티’ 고혜란은 실제로 그와 닮은 점이 많았다. 가난하고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똑 부러지게 열정적으로 자기 일을 해온 결과 멋지게 성공했다.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비주얼에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신념, 좌중을 단 번에 휘어잡는 흡입력과 마성의 매력까지 지녔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가 있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중요한 걸 놓쳐버린 고혜란과 달리 김남주(47)는 매순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먼저 챙기는 지혜로운 여자였다. 결론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고혜란과 정반대로 김남주는 순간순간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
↑ `미스티` 고혜란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 김남주. 제공 I 더퀸AMC |
“마지막 결말에서 ‘이 순간 행복하느냐’고 질문을 받았을 때, 혜란이가 대답을 못하잖아요. 결국 행복하지 못했으니까. ‘미스티’의 결말은 바로 그런 의미였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에게 뭐를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지, 지금 이 순간 행복한지 물어보는 것. 성공하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치열하게 살았지만 행복하지 못했잖아요. 오히려 불행하죠. 혜란이를 보며 ‘이 여자가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까지 되더라고요.”
자신이 연기한 ‘고혜란’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인 김남주는 “나 역시 혜란이처럼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 굉장히 치열하게 살았다. 다만 부모님께서 다른 건 몰라도 ‘긍정적 마인드’를 제대로 물려주셔서 그녀완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살아온 것 같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나 역시 여유가 없고, 책임질 게 많아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렸다. 하지만 매순간 부족함 속에서도 그 현실에 만족하며 지냈다. 열심히 뛰어가되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으면서. 그래서 지치지 않고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배우가 꿈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고, 부족하다보니 자신감이 없었고 그래서 뭘 해도 더 치열하게 열심히 했어요. 열등감 보단 발전의 채찍질이 된 셈이죠. 워낙 슬럼프도 많이 겪었고 욕심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작은 성과에도 만족하면서 기뻐하곤 했어요. 더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기도 했고요. 뭔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그렇지 않을 땐 여유를 즐기느라, 일의 공백이 생기면 가정을 꾸리느라, 커리어에 위기가 생겼지만 아이라는 선물을 얻었기에…매 순간 내게 없는 것보단 가진 것에 집중하면서 살다보니 늘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느 톱스타에게서 보기 어려운 털털함과 솔직함이었다. 자신의 콤플렉스나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가족이나 악플, 선입견 등 다소 예민하거나 말하기 껄끄러운 이야기에도 소신과 진심을 담는 그녀였다. 무엇보다 ‘현재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행복을 만끽할 자격이 충분한 사람.
↑ 김남주가 입고 나온 옷마다 화제가 된 드라마 `미스티`. 사진| 스틸컷 |
그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새삼 느낀 게 많단다. 김남주는 “고혜란으로 빙의돼 살다보니 나중엔 그녀의 치열함보단, 오히려 그것에 가려진 (그녀가 그리고 우리가) 잊고 지내는 것들의 소중함에 더 시선이 가더라”라며 “모두가 치열하게 사는 세상이다. 그래서 더 현재에 대한,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혜란이 덕분에 정말 힘들었지만 그 어떤 캐릭터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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